일본 “관계개선 궤도 안착”…정부, 한·일판 엘리제조약 검토
일본 정부는 중앙일보에 15일 실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대담을 통해 “양국 관계 개선이 궤도에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일·한 셔틀외교가 재개된 시점에 한국 미디어(중앙일보)와의 대담에 응한 목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개별 취재 대응 하나하나에 관해 답하는 것은 삼가겠다”면서도 “지난번 기시다 총리의 한국 방문을 통해 신뢰 관계가 거듭 심화된 한편, 정부 간 대화의 활성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일·한 관계 개선이 궤도에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이어 “이번 주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의 기회를 포함해 앞으로도 양 정상의 셔틀외교를 시작으로 일·한 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일·한 관계를 한층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총리관저에 따르면 일본 총리가 한국 언론과 단독으로 대면 인터뷰를 한 것은 12년 만이다.
한국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시다 총리와 홍 회장의 특별 대담에서 ‘엘리제 조약’이 거론된 것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의 새로운 60년을 준비할 정상 간의 새로운 선언과 체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1963년 프랑스·독일 간 ‘엘리제 조약( lysee Treaty)’을 한·일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좋은 선례로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2년 만에 복원된 한·일 정상의 셔틀외교는 새로운 양국 관계 정립을 위한 준비 단계로서의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한·일 국교 정상화를 이룬 65년 한·일 기본조약, 새로운 양국 관계 설정을 이룬 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이어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엘리제 조약에 버금가는 양국 정상 간 선언까지 외교 당국은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엘리제 조약은 63년 1월 22일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과 서독(독일)의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 주도로 체결됐다. 두 나라는 1·2차 세계대전에서 서로 싸운 역사를 지녔으나 엘리제 조약을 맺고 영구 평화를 약속했다. 양국은 조약에 따라 60년째 매년 두 차례 이상의 정상회담과 분야별 장관 회담, 대규모 청소년 교류를 하고 있다.
외교부 핵심 당국자는 “올해 안에 확정된 셔틀외교 일정 등이 없기 때문에 당장 공동선언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2025년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기 때문에 그때를 목표로 새로운 60년을 기약하는 한·일 정상 간의 미래지향적 선언을 도출하면 매우 의미 있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63년 엘리제 조약을 시작으로 프랑스와 독일은 유럽연합의 중심으로 발돋움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동시에 미래세대에 대한 교류 확대로 40여 년 뒤인 2006년에는 양국이 공동 역사 교과서 집필에까지 성공했던, 장기적이고 미래 지향적 접근 방식을 현재의 한·일 모두가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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