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믹솔로지 레서피
지난 2월, 뉴욕에서 열린 한 럭셔리 뷰티 브랜드 행사에 참석했을 때의 일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믹싱 방식을 넘어 페이셜 크림과 리프팅 마스크, 루스 파우더 등 언뜻 어우러지지 않을 듯한 제품을 섞어 바르는데, 모든 제형이 들뜨지 않고 피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홀리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 수년 전 식물 과학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제품을 선보이는 C사에서 기존 스킨케어 제품에 섞어 쓰는 부스터 제품을 내놓았을 때도, 피부 컨디션에 따라 화장품을 스무디처럼 섞어 쓰길 제안하는 화제의 D사가 국내에 론칭했을 때도 뜨뜻미지근하던 마음에 활화산처럼 뜨거운 불길이 솟아오른 느낌이었다. 화장품을 마음대로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이 피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생각엔 변함없다. 화장품을 섞어 쓴다는 건 화장품 속 다양한 화학물질의 충돌에 대한 기본 지식이 충족돼야 하기 때문. 나만의 화장품 믹솔로지스트가 되기 위해 알아둬야 할 기본적 원칙은 섞어 쓰려는 제품들의 성분과 기능, 제형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믹스하면 안 되는 대표 성분은 살리실산과 글리콜산. 둘 다 각질 용해 작용을 하는 성분으로, 함께 사용할 경우 피부 장벽이 과도하게 손상되는 것이 그 이유다. 레티놀을 비타민 C나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산과 믹스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아두자. 모두 피부 자극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 민감한 피부를 지녔다면 피해야만 하는 조합. 함께하면 좋은 성분도 있다. 피부 재생을 촉진하는 비타민 E는 이미 생성된 멜라닌 색소를 옅게 하는 비타민 C의 흡수율을 높여 시너지 효과를 낸다. 제형 간의 궁합도 중요한데, 다행히 최근 출시된 화장품은 아주 미세한 분자 구조를 지녔거나 실리콘이 들어 있지 않아 이질감 없이 섞이는 텍스처가 많아졌다. 그러나 단순히 달라진 제형을 통한 만족감보다 실제로 믹스했을 때 효과가 좋은, 결과가 입증된 제품을 사용하는 게 안전할 터. 브랜드 담당자들이 효과를 입증하는 믹솔로지 레서피를 공개한다.
피부가 건조할 땐 프라이머가 제대로 흡수되지 않아 밀리거나 들뜰 때가 있다. 이때 에잇아워Ⓡ 크림을 새끼 손톱만큼 덜어 믹스하면 푸석함을 잡아줘 건강한 피부 표현을 완성해 준다. 엘리자베스아덴 황지현
이 조합을 사용하는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입소문이 나 지난 3월 두 제품을 믹스한 ‘허그(허니+피그)’ 마스크를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사용 후 부들부들한 피부 감촉이 역대급이라 끊을 수 없다는 마성의 조합. 아임프롬 이은
NEW 모이스춰라이징 소프트 크림은 어떤 제품과도 이질감 없이 믹스되는데, 특히 리뉴얼 오일과 믹스했을 때 궁합이 극대화한다. 오일만 사용할 땐 3~5방울을 덜어내지만, 크림과 믹스할 땐 두 방울 정도가 딱 좋다. 라 메르 정나희
아이크림을 덜어 반은 얼굴 전체에 바르고, 나머지 반은 비비크림과 믹스해 커버가 필요한 곳에 터치하면 투명한 피부 표현을 할 수 있다. 다른 스킨케어 루틴을 스킵할 수 있어 실용도 만점! 알렉스 코스메틱 차윤주
수분감 넘치는 가벼운 제형의 세럼 1펌프에 피부 진정에 효과적인 라이트한 질감의 오일을 한두 방울 섞고, 장밋빛 피그먼트 한 방울을 믹스하면 싱그러운 혈색을 더해주는 크림 블러셔가 완성된다. 드렁크 엘리펀트 강민아
수분 파우더 베이스에 샴페인 베이지 펄을 75% 함유해 은은한 광채를 표현해 주는 루스 파우더는 내 비장의 아이템. 수분감 넘치는 리퀴드 파운데이션과 믹스하면 반짝반짝 글로한 피부를 연출할 수 있다. 로라 메르시에 이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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