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석달 만에 英 깜짝 방문…英 "장거리 공격용 드론 지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환영하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사진 수낵 영국 총리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영국을 깜짝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만나 군사 지원을 논의했다.

러시아군 격퇴를 위한 '봄철 대반격'을 앞두고 유럽 주요 국가 순방에 나선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를 거쳐 15일(현지시간) 영국에 도착해 수낵 총리의 지방 관저 체커스에서 정상 회담을 했다.

양국 정상간 만남은 지난 2월 이후 석달 만이다. 당시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영국 방문은 당일에야 공개됐다.

수낵 총리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 방문에 맞춰 우크라이나에 방공미사일 수백기와 사거리 200㎞ 이상인 장거리 공격용 무인기 수백대 등 무인 항공 시스템을 앞으로 수개월 내 제공한다고 밝혔다.

영국은 지난주에는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순항 미사일 '스톰 섀도'를 기증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서방 국가 중 첫 지원이다.

수낵 총리는 또 여름에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에게 기초 훈련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은 우크라이나와 국민의 자기방어를 꾸준히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낵 총리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전투기에 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투기 연합을 만들고 싶고, 그에 관해 매우 긍정적이다. 아주 가까운 시기에 매우 중요한 결정이 들릴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조금 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총리실 대변인은 전투기 지원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우크라이나는 조종사들을 F-16 전투기로 훈련하기로 했는데 영국 공군은 F-16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도착 뒤 트위터를 통해 수낵 총리를 '내 친구 리시'라 칭하며 "실질적인 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지난 주말 베를린, 로마, 파리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추가 군사·재정 지원을 촉구했다.

영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는 지난해 23억 파운드(약 3조8000억원)이고 올해도 비슷한 규모를 약속했다. 이는 미국 다음으로 크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