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법원, 70대 美시민권자에 간첩혐의로 무기징역 선고
중국 법원이 미국 시민권을 가진 70대 남성에게 간첩 혐의를 적용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쑤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은 15일 간첩 혐의로 기소된 존 싱완 렁(78)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정치권리 박탈, 개인 재산(50만 위안·약 9600만원) 몰수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그가 간첩 혐의를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렁에 대한 선고는 중국이 최근 간첩법을 개정하고 미국과 그 동맹을 대상으로 방첩 활동을 강화한 가운데 이뤄졌다.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은 지난달 말 간첩의 정의를 확대하는 내용의 반(反)간첩법을 개정했다.
국가안보와 관련한 어떠한 정보를 넘기는 행위도 금지하는 이 법은 간첩죄에 대해 징역 10년에서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게 했다. 또 비밀 정보를 넘기는 구체적인 행위가 적발되지 않아도 교류가 있는 기관이나 인사가 '간첩' 또는 '간첩 대리인'으로 규정될 경우 처벌할 수 있게 했다.
홍콩 영주권자이자 미국 시민권자인 렁은 2021년 4월 15일 간첩 활동에 종사한 혐의로 장쑤성 쑤저우 국가안전국에 체포됐다.
쑤저우 법원은 렁의 홍콩 신분증과 미국 여권 번호를 공개했으나 추가 신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주중 미 대사관 대변인은 해당 보도를 인지하고 있다며 "국무부는 해외 미국 시민권자의 안전과 안보보다 우선시하는 게 없다"면서도 개인 정보를 이유로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할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04년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실린 한 기사에 홍콩 태생으로 렁과 같은 이름, 생년월일을 가진 미국 기반의 사업가가 중국과 미국 지방정부 관리 모두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소개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서 렁은 1985년 미국 오클라호마와 중국 광저우 간 친선협회를 만들었고 "중·미 무역과 문화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시작했으며 미국 지방 정부 관리들과 해외 사업가들의 중국 투자 방문을 반복해서 초청하고 조율해왔다"고 소개됐다.
SCMP는 렁이 고위 관리들이 참석한 행사들에서 찍힌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돌아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2020년 중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했을 때 렁이 2013년부터 회장을 맡았던 휴스턴에 기반한 미중 친선협회는 해당 법을 지지했고, 그에 앞서 렁은 2008∼2011년 활동한 '중국 평화통일 촉진 텍사스 위원회'의 이사도 맡았다고 덧붙였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어미새처럼 품었는데 놓쳤다" 장윤정, 트로트가수 해수 추모 | 중앙일보
- 옥상서 애정행각 중 20세 여성 추락사…17세 남친 집유 | 중앙일보
- "사위니까 부양의무 다해라" 아내 죽은 뒤 장모님의 소송 | 중앙일보
- "7월, 사흘 빼고 비"…온라인서 퍼진 날씨 예보, 기상청 답변은 | 중앙일보
- 남성 수천명 줄섰다…月 66억 대박 터지기 직전인 美서비스 | 중앙일보
- “피 흥건한데…비겁한 경찰들” 흉기난동 피해 부녀 오열 | 중앙일보
- "증여세 5억 못 내요" 원조교제로 받은 9억, 법원 판단은 | 중앙일보
- "그정도로 많이 했나" 고민정한테 저격 당한 김남국 발언은 | 중앙일보
- "왜 내연녀 아들이 제사 권리 갖죠?" 대법 뒤집은 두딸 엄마 | 중앙일보
- 성훈·박나래, 악성 루머에 "유포자 추적 중…법적대응"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