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한울 3·4호기 이르면 7월 착공...11조 수주전
보조기기·건설 등 대규모 수주전 시작
[한국경제TV 고영욱 기자]
<앵커> 한국형 노형 APR1400을 적용한 신한울 원전 3,4호기가 만들어 집니다. 이르면 7월 착공에 들어가는데 총 사업비 규모만 11조원에 이릅니다.
탈원전 정책으로 침체기를 겪었던 원전업계도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 나와 있습니다.
고 기자, 오늘 창원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식이 진행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월 한국수력원자력과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공급계약을 맺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오늘부로 주기기 제작에 착수했습니다.
원전은 원자로에서 발생한 열로 증기를 발생시키고 이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죠.
주기기는 이 과정에서 핵심역할을 하는 원자로, 증기발생기, 터빈발전기를 말합니다.
이번 행사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주기기 가운데서도 증기발생기의 초기 제작 현장을 선보였습니다.
자체 용광로로 만든 200톤 규모의 합금강을 성인남성 24만명이 동시에 누르는 것(1만7천 톤)과 같은 프레스로 눌러 증기발생기 제작에 필요한 소재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완성된 증기 발생기는 아파트 8층 높이인 약 23m, 무게는 중형차 520여대 분량인 775톤에 이르게 됩니다.
<앵커> 당초 정부 계획대로라면 올해 말 준공이 완료됐어야 하는데 탈원전 정책으로 공사가 중단됐던 거죠. 준공까지 앞으로의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신한울 3,4호기는 앞으로 10년 뒤인 2032년, 2033년에 준공됩니다.
완성되면 2.8GW, 2034년 목표수요인 약 115GW의 2.4%를 담당합니다.
주기기 제작은 오늘 시작됐고, 이밖에 펌프, 배관, 케이블과 같은 각종 보조기기에 대한 발주도 이달부터 들어갑니다.
신한울 3,4호기는 방금 말씀주신 것처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지난 2017년 공사가 중단됐었습니다. 전체 공정의 진행률로 보면 10% 상황이었어요.
이걸 올해 15%까지 진행하는게 목표인데, 주단소재 제작 완료와 일부소재 가공까지 포함하는 일정입니다.
쉽게 말하면 쇳물을 녹여 원자로나 증기발생기를 만들 때 쓸 판을 만드는, 레고에 비유하면 현재 레고 블록을 만들고 있는 단계입니다.
앞으로 이 블록을 조립하는 단계가 남아있는 거고요. 이렇게 주요 기자재 제작에만 4년 정도 걸립니다.
그 다음에 이런 원전 설비들이 들어갈 건물도 있어야 하는데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건설허가가 필요합니다. 업계에선 이르면 오는 7월쯤 관련 허가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허가가 나오면 누가 지을지 수주전이 펼쳐집니다. 참고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이 분야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원전 생태계 정상화 관련해 지속적으로 일감을 공급하겠다는 정부 발표가 나왔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됩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해외 원전 수주 일감을 포함해서 올해만 3조5천억원이고요
신한울 3,4호기만 놓고 보면 앞으로 10년간 전체 사업비가 11조원 정도입니다.
이중에서 주기기에 약 3조원, 보조기기에 2조원 규모고 나머지는 건설공사에 투입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주기기는 두산이 수주 확정했고, 보조기기는 피케이밸브앤엔지니어링, 삼신, 두온시스템 등 국내 200여개 기업이 납품할 예정입니다.
사실 원전업계가 정말 힘들었거든요. 일부 기업은 공장가동을 거의 못할 정도로 고사 직전까지 갔었는데 이번 조치로 숨통이 트였습니다.
실제로 착수식 이후 진행된 업계 간담회에서 두산에너빌리티 협력업체 대표들이 한목소리로 다시 도약할 기회를 얻었다고 했고요.
앞으로 차세대 원전이라든지 해외 수출과 관련해 다양한 납품 기회가 지속돼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차세대 원전이라면 소형모듈형원자로(SMR)를 말하는 건가요? 오늘 육성책 같은 게 나오기도 했습니까?
<기자> 네 차세대 원전의 대표적인 유형이죠. 소형모듈형원자로, 줄여서 SMR이라고 하는데요. 고도의 제작기술과 대형 원전 대비 짧은 제작 납기를 요구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정부는 민간 부문과 합쳐 향후 5년간 2조원을 이런 차세대 원전 R&D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글로벌 원전 시장을 선도하는 초격차 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고요.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전세계적 개발되는 SMR 원자로형태만 80가지에 이를 정도로 표준화된 기술이 없거든요. 결국 누가 선점하냐의 싸움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른바 SMR 파운드리 입지를 노리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세계 1위 SMR 기업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소재 제작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 말 이 회사의 SMR 원자로 제작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잘 들었습니다.
고영욱 기자 yyk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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