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재고 32조…피크 지났다

정재홍 기자 2023. 5. 1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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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말 삼성 반도체 재고 2.9조원 늘어

[한국경제TV 정재홍 기자]
<앵커> 삼성전자의 1분기말 반도체 재고 자산이 2조 9천억 원 늘어난 31조 9천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여전히 재고가 불어났지만 전분기 대비 증가폭이 크게 늘어나지 않아 반도체 바닥론에 힘이 실릴 전망입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와 있습니다. 정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재고, 줄어드는 건 시기상조 겠지요?

<기자> 네. 방금 전 삼성전자가 분기보고서를 공시했는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의 재고자산은 1분기말 31조 9천억 원을 기록해서 지난해말 29조 원 보다 2조 9천억 원 가량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이 약 17조 원을 기록하면서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재고만 50조 원 가까이 쌓이게 됐습니다. 재고자산이 줄어들지 않은 건 아쉽지만 지난해처럼 증가폭이 크게 늘어나지 않은 건 긍정적입니다. 반도체 업황이 본격적으로 꺾이기 시작한 지난해 2분기말부터 3분기말까진 삼성전자 반도체 재고만 5조 원 가량이 쌓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1분기가 진짜 반도체 바닥이었는지는 더 확인해야 할 요소들이 많습니다. 여전히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또 2분기에도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적자는 이어질 전망입니다. 삼성전자가 지난 4월초에 적극적인 감산에 들어갔다고 공개했기에 그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린다는 견해입니다.

<앵커>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 신호를 보는 게 참 어렵습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미래 반도체 먹거리 선점을 위한 글로벌 공조를 강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와 최고경영자를 처음으로 따로 만나 반도체 협력을 다졌다고요.

<기자> 네. 이 회장은 지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때 경제사절단 목적으로 출국한 뒤 한참 동안 귀국하지 않았습니다.

22일간 미국에 머물다 지난주 금요일에 귀국했는데요. 만난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이 삼성전자의 고객들입니다.

예를 들어 BMS는 2013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첫 의약품 발주를 맡긴 빅파마고요. 존슨앤존슨(J&J)도 주요 고객입니다. 반도체쪽을 보면,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을 모두 삼성전자의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기업들의 CEO입니다.

특히 일론 머스크와의 만남은 이 회장 측에서 직접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공교롭게도 이들이 만난 장소가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 연구소입니다.

테슬라는 현재 자체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AP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드는 건 삼성전자 파운드리입니다. 테슬라 반도체의 일부 IP는 삼성전자의 엑시노스를 활용하고 있다고도 전해집니다.

전 세계 전기차 전환은 시간 문제이잖아요.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현재 60조 원에서 3년 뒤 100조 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점쳐집니다. 삼성과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 반도체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래차 반도체는 이 회장과 머스크 CEO가 공통된 미래 먹거리라는 점에서 추가 협력방안에 관심이 갑니다.

<앵커> 이번 주말엔 한미일 정상회담이라는 '빅 이벤트'가 예고돼 있습니다. 안보가 주요사안으로 다뤄지겠지만 지금 기조대로라면 동맹국간 반도체 공급망을 더 강화하는 방안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자> 네. 일본 언론에서 벌써부터 불을 지피고 있는 분위기인데요.

어제였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삼성전자가 일본 도쿄 인근 요코하마에 3천억 원 가량을 투자해 반도체 시설을 짓는다고 전했습니다.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올해부터 시설 정비에 나선다는 계획인데요. 이렇게 되면 일본 정부로부터 100억 엔, 우리돈으로 1천억 원 가량의 보조금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내놨습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대만 TSMC가 소니와 협력해서 일본 구마모토현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는데요. 투자비용이 10조 원이 넘습니다. 3천억 원은 반도체 라인 하나 깔기에도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어서요. 일본 투자가 맞다고 해도 연구개발(R&D) 관련 시설이 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이달 초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공동발표문을 통해 견고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주인 19일부터 G7 정상회담이 일본에서 열립니다. 한미일 정상회담은 마지막날인 21일에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반도체가 안보자산으로 격상된 만큼 한미일 세 나라의 공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삼성전자의 일본 투자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재홍 기자 jh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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