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부정적 선입견’ 여전, 대국민 소통·설득 강화해야” [기시다·홍석현 특별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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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전문가들이 본 기시다 총리·홍석현 회장 특별대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대담 내용에 대한 한·일 관계 전문가의 평가를 들었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신각수 전 주일대사,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에게 15일 보도된 중앙일보 대담 기사를 소개하고, 그들이 주목한 포인트를 짚어봤다. 더불어 한·일 관계가 새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과제와 향후 양국 관계의 전망에 대해서도 솔직한 목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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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각수 전 주일 대사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한일 관계 개선 의지가 국민적 지지로 이어지기 위해선 국내 정치적 소통과 설득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신 전 대사는 “이번 대담에서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과의 우정과 신뢰 관계를 강조했고, 이를 바탕으로 ‘신시대를 열어나가겠다’는 점을 밝혔다”며 “윤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 의지와 기시다 총리의 호응 조치가 상호 시너지를 발휘하며 한·일 간 현안 해결과 협력 강화라는 두 과제를 추진할 토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신 전 대사는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키로 한 데 대해 “기시다 총리의 제안으로 이뤄진 참배 일정 자체가 행위로써 반성과 사죄의 마음을 드러내는 표현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 같은 역사 화해의 행동과 조치들이 누적되고, 또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며 피해자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작업이 지속한다면 양 지도자들이 한·일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데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 전 대사는 한·일 양국이 본격적인 협력 강화에 나서기 전 국내 정치적인 소통 작업이 필요하다고 봤다. “우리 정부 주도로 일본의 호응이 없는 상태에서 강제징용 해법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국내엔 아직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이 남아 있다”면서다. 신 전 대사는 특히 “정부는 윤 대통령이 무엇을 위해 한·일 관계를 개선하려 하는지, 또 그로 인해 우리는 어떤 전략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대국민 소통과 설득 작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가 대담에서 “안보나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고 구체적이며 또 전향적인 노력이 이미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선 “양국 협력의 과실을 ‘조기 수확(early harvest)’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일 양국이 최대한 빨리 협력의 결과물을 도출함으로써 국민들이 양국 관계 개선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특히 신 전 대사는 “신기술 관련 연구·개발(R&D) 분야는 한·일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분야인 만큼 우리가 이니셔티브를 잡고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