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쌍방울 대북송금' 재판부에 국정원 압색영장 발부 요청

이화영, 대북송금 관여 혐의로 기소…검찰 수사권 제한돼 영장 청구 불가
안부수 "대북송금 관련 내용 국정원에 상세히 보고" 증언 사실관계 확인 취지
재판부 영장 직권 발부시 수사기관서 집행…檢, 5월16일 공판서 의견 밝힐 예정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도지사. ⓒ연합뉴스

검찰이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관여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건을 심리 중인 법원에 국가정보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직권으로 발부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최근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이 이 전 부지사 재판에서 대북송금 관련 내용을 국정원에 보고했다는 증언을 하자 해당 내용을 살펴보기 위해 이 같은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최근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에 이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기소된 사건에 대해선 검찰의 수사 권한이 제한돼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수 없어 법원에 영장을 발부해달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보이며, 재판부의 입장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10월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돼 재판받던 중 최근 대북송금 관련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관련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안 회장이 대북송금 관련 내용을 국정원에 보고했다는 취지로 증언하자 해당 보고서 등을 살펴보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 발부 촉구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안 회장은 지난 9일 이 전 부지사의 31차 뇌물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전 부지사가 북측 인사에게 스마트팜 사업비를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못해 김성혜 북한 조선아태위 실장이 난처해한다는 내용을 국정원에 다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도를 대신해 쌍방울이 지급했다는 말도 국정원에 보고했느냐"는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 질문에 "(쌍방울의 대납 이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당시 대북 제재가 있어 현금 지원을 약속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북한 스마트팜 지원 약속을 비롯해 자신이 쌍방울의 대북송금에 관여됐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만약 재판부가 영장을 직권 발부하면 형사소송법 115조에 근거해 집행은 수사기관이 맡는다. 필요한 경우 재판장은 법원사무관 등에게 그 집행을 명할 수 있다.

검찰은 오는 16일 이 전 부지사의 32차 뇌물 공판에서 재판부에 제출한 압수수색 관련 의견서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