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라디오여, 안녕… 美 자동차업체, 기능 삭제 잇따라

송태화 2023. 5. 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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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0년간 매스 미디어의 한 축을 담당한 AM(중파방송) 라디오가 자동차에서 제거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M 라디오 방송국과 청취자, 광고 업계에서는 자동차 제조사들의 기능 삭제가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민주당 일부 인사들은 AM 라디오가 기상이변 등 재난 상황에서 지역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으며 이민 온 사람들에게 맞춤형 방송을 내보낼 수 있는 안전관리상의 기능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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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라디오, 주요 사용처인 자동차에서 제거돼
BMW·마쓰다·테슬라·폭스바겐 등 기능 삭제
한국 방송사도 AM 라디오 송출 중단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100년간 매스 미디어의 한 축을 담당한 AM(중파방송) 라디오가 자동차에서 제거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세기 동안 미국인의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AM 방송이 퇴출당할 위기에 처하자 역사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다는 반발이 강하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BMW와 폭스바겐, 일본의 마쓰다, 미국의 테슬라와 리비안, 스웨덴의 폴스타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최근 전기차 모델에 AM 라디오 기능을 넣지 않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미국 3대 자동차업체 중 하나인 포드는 전기차는 물론 내연기관차까지 모든 차량에서 AM 라디오를 제거했다.

이들이 AM 라디오를 없애는 첫 번째 이유는 전기차와 맞지 않아서다. 전기차 엔진은 AM 방송 전파를 교란해 수신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AM 방송을 듣는 청취자가 크게 줄었다는 것도 이유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나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되면서 플랫폼으로서 라디오의 가치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품질이 낮고 유지비가 많이 드는 점도 이유다.

다만 AM 라디오가 역사적 가치를 지닌 만큼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하다. 대공황 당시 미국인의 어려움을 다정한 음성으로 위로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노변정담’, 역대 메이저리그 결승전 중계 등은 AM 라디오로 전해졌다. 제너럴모터스(GM)와 일본 도요타, 혼다는 신차에서 AM 라디오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WP는 “대중매체가 등장한 첫 100년 동안 AM 라디오는 미국인의 삶을 만들었다”며 “자동차와 AM 라디오의 한 세기간 로맨스가 급격한 기술 변화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의 희생양이 돼 붕괴 직전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AM 라디오 방송국과 청취자, 광고 업계에서는 자동차 제조사들의 기능 삭제가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전역에 있는 AM 방송사 4185사중 상당수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미국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 자동차 제조사의 AM라디오 제거 방침에 반발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 진영에서는 AM라디오가 퇴출당하면 지지층에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할 주요 플랫폼을 잃게 된다.

민주당 일부 인사들은 AM 라디오가 기상이변 등 재난 상황에서 지역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으며 이민 온 사람들에게 맞춤형 방송을 내보낼 수 있는 안전관리상의 기능을 강조한다. 외곽 지역의 경우 천재지변 등으로 전화와 인터넷이 중단될 때 AM 라디오가 외부 세계와의 유일한 연결수단이라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AM 라디오는 점차 퇴출당하는 모습이다. MBC와 SBS는 지난해 11월부터 AM 라디오 송출을 중단한 뒤 이달 8일 공식 종료했다. MBC는 1961년 12월부터, SBS는 1991년 3월부터 AM 방송을 내보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전시·재난용 방송을 위한 AM 라디오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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