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 "尹, 글씨 반듯했던 학생"…尹은 정문까지 나와 90도 인사
2016년 이후 7년 만에 대통령이 참석한 ‘스승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은사인 이승우 전 대광초 교장과 손관식 전 대광초 교감, 최윤복 전 충암고 교감을 포함해 22명의 교원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점심을 대접했다. 늘봄학교와 기초학력, 특수교육, 유아교육 등 다양한 직역과 지역의 선생님이 함께 했다. 메뉴로는 진귀보양탕과 제주 옥돔구이, 소고기 갈비찜이 나왔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최근 오찬 중 가장 공들여 준비한 메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초등학교 5, 6학년 담임을 맡았던 이승우 전 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청사 정문까지 나와 90도 인사로 영접을 해줬고 또 배웅도 해줬다”며 “의례적인 행사라 생각했는데 진심으로 환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가 시작되자 윤 대통령은 먼저 “선생님 고맙습니다”라며 90도 인사를 한 뒤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코흘리개 초등학교 1학년부터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선생님의 맹목적이고 무한한 사랑과 은혜를 입어 성장을 하고 공직을 맡게 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감사하는 마음이 사무치게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다고 하지만 배울 때는 모르는 것 같다”며 “현충일에 국가를 위해서 희생하고 헌신한 분을 기억하듯 선생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일 년에 하루라도 기억하는 것이 참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행사를 준비하며 참모들에게 “오로지 선생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행사가 되도록 하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발언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선생님의 사랑이고, 학생들은 선생님께 감사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현 정부의 교육 방향과 관련해선 “가장 중요한 기조로 다양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바뀐 산업 기반에 맞춰 디지털 교육을 강화하고 학생의 적성을 잘 발굴해 경쟁력 있는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양성에 굉장히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여성의 사회 활동을 강력히 뒷받침하기 위해 돌봄과 아동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은사에 대한 생생한 기억도 공유했다. 이승우 전 교장에 대해선 식사 중에 “학생들이 시험 문제를 틀릴 때마다 선생님은 저희가 아닌 자신의 종아리를 때리셨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손관식 전 교감에 대해선 “4년간 보이스카우트 활동을 지도해주시며 봉사활동을 계속 이끌어주셨다”고 했고, 충암고 고3 담임 선생님이었던 최윤복 전 교감에 대해선 “개근을 중시했지만, 공사장 아르바이트를 하다 다친 학생이 학교 출석부터 걱정했다는 얘길 들은 뒤부터는 ‘개근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는 일화도 꺼냈다.
이승우 전 교장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을 “글씨를 반듯하게 쓰던 학생”으로 기억했다. 이 전 교장은 “글씨를 반듯하게 쓰는 사람 중에 악한 사람이 없다. 윤 대통령은 글씨를 아주 잘 쓴 편이었다”고 말했다. 손관식 전 교감도 “윤 대통령은 대광초에서 누구보다 성실한 우등생이었다. 오늘 직접 꽃도 달아줘 고맙고, 영광스러운 날이었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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