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만 봐도 토 나올 것 같다"던 아이들이 달라졌다

아이-뷰 안병일 2023. 5. 1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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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과 교사가 함께 그림책을 만들고 정식 출판까지 한 초등학교가 있다.

책 안에 담긴 글 한 줄, 그림 한 컷 모두 학교 구성원들이 지난 1년간 직접 취재하고 쓰고 그렸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 그림책을 활용한 수업에 관심도 많고 유용하게 쓰이고 있어 그림책으로 만들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기 초에 그림책을 학교 모든 구성원에게 한 권씩 줬는데 이를 본 학부모님들께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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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일초 전교생 1년간 글·그림 참여해 정식 출판한 <강화 아이들이 만든 두근두근 강화 이야기>

[아이-뷰 안병일]

 그림책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
ⓒ 안병일
▶아이-뷰 바로가기 (https://enews.incheon.go.kr/) 

전교생과 교사가 함께 그림책을 만들고 정식 출판까지 한 초등학교가 있다. 결대로 자람학교(3기 인천형 혁신학교)로 지정된 강화도 합일초등학교는 올해 초 <강화 아이들이 만든 두근두근 강화 이야기>(호밀밭 출간)를 출간했다.

책 안에 담긴 글 한 줄, 그림 한 컷 모두 학교 구성원들이 지난 1년간 직접 취재하고 쓰고 그렸다. 학교 구성원이 모두 저자다.

합일초는 그간 교육과정 재구성의 일환으로 학년별 다양한 마을 연계 교육을 해왔다. 이를 토대로 1학년은 학교 주변 시장을 탐방하고 가족이 좋아하는 음식을 산 이야기, 2학년은 학교 주변 동네 한 바퀴 나들이한 이야기를 담았다. 3학년은 강화섬의 역사 속 이야기를 연극 대본으로 다뤘고 4학년은 생태·평화·환경을 주제로 시를 썼다. 5학년은 왕의 길을 따라 걸으며 강화섬의 역사를, 6학년은 통일과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1년간 교육과정과 연계해 전교생이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그림책으로 만들어졌으며 정식 출판돼 전국의 서점에서도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인세는 학교 발전기금으로 귀속된다. 벌써 어린이 신문 등에서 취재가 이어지고 있다. 각 챕터 뒷부분에는 학년별 교육과정과 연계해 활동할 수 있는 자료까지 상세히 소개돼 있어 학교 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최웅희 합일초 교육혁신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두 번 다시 못하겠다는 학생들, 이제는 대만족"
 
 그림책 <강화 아이들이 만든 두근두근 강화 이야기>의 표지와 내지
ⓒ 안병일
  
- 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합일초는 8년 전 인천형 혁신학교로 최초 지정된 학교예요. 그간 교육과정 혁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했고 교사들의 역량도 많이 향상됐죠. 하지만 그 성장과 변화를 어떻게 확인하고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어요.

그간의 활동을 잘 묶어보는 동시에 그 성과를 이후 교육과정에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 그림책을 활용한 수업에 관심도 많고 유용하게 쓰이고 있어 그림책으로 만들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존에 우리가 했던 프로젝트를 아카이빙하는 성격도 있었는데 책으로 만들면 더 양질의 결과물로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어요.

1년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했는데 동료 교사에게 제안하고 참여를 설득하는 과정, 연수 등 제작에 앞서 준비하는 과정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았어요. 처음엔 다들 반기지 않았는데 정말 열심히 설득하고 독려했습니다. 다행히 다들 참여 의사를 보였고 각 학년마다 수업 과정과 특성에 맞게 멋진 작업을 했습니다."

- 학생들의 반응이 궁금한데요.

"아무래도 마을 연계 교육 과정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큰 호응이 있진 않았어요. 책에 실리기 때문에 제대로 된 글과 그림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쓰고 또 쓰고 수정하고 계속 수정했어요. 그래서 학생들이 '두 번 다시 못하겠어요. 이제 시만 봐도 토가 나올 것 같아요'라며 힘들어하기도 했죠.

하지만 첫 편집본을 본 이후로 학생들의 반응이 확 달라졌어요. 자기가 쓰고 그린 내용이 책에 실린 게 놀랍고 신기했나 봐요. 한 학생은 자기가 그린 그림이 실린 페이지에 포스트잇을 붙여 계속 들여다보고 소중히 간직하더라구요. 편집본이 나오고 제목 공모 과정을 거쳐 실제 책이 나올 때까지 다들 많이 즐거워했습니다. 우리가 직접 만든 책이 서점에서 팔린다는 것도 놀라워했구요."

- 책 출간 이후 변화가 있을까요?

"학년별 마을연계 교육에 기반해 만든 그림책이다 보니 향후에 보조교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강화교육지원청에서도 관심을 보여서 얼마 전 동료 교사가 직접 사례 발표를 하기도 했어요. 그림책 활용 교육을 고민하는 동료 교사들과 함께 모임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다양하고 알찬 활동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학교 내에서도 반응이 좋습니다. 학기 초에 그림책을 학교 모든 구성원에게 한 권씩 줬는데 이를 본 학부모님들께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지금 열심히 일하는 선생님들이 다른 학교로 가도 이렇게 만든 그림책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이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우선은 이 책이 2쇄를 내면 좋겠어요. 책 저자를 합일초등학교로 등록했어요. 인세도 학교 발전기금으로 귀속되고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쓰임새가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에 만든 그림책은 모든 학년의 교육과정에 기반해 만든 책이에요. 각 학년별 심도 깊은 이야기를 담지는 못한 것 같아요. 올해 인천형 혁신학교에 다시 지정된 만큼 보다 내실 있는 결과물을 담아보고 싶어요. 각 학년별 독립적으로 그림책을 만들어 보면 좋겠어요. 올해는 시범적으로 4학년 과정을 중심으로 그림책을 만들어 볼 계획이에요."
 
 그림책 프로젝트를 위해 사전 연수를 받고 있는 교사들
ⓒ 안병일
 
글· 사진 안병일 강화 책방시점 대표,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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