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찾은 MB “尹 용기있게 잘하고 있다…4대강 해체는 정치적”
15일 서울 청계천을 찾은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열심히 잘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윤 대통령 국정 운영을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기자들 물음에 “내가 무엇을 평가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청계천 방문은 서울시장 재임 당시 청계천 복원사업에 함께했던 서울시 공무원 모임인 ‘청계천을 사랑하는 모임’(청사모)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사면·복권 후 천안함 묘역 참배,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주연의 연극 ‘파우스트’ 관람에 이은 세 번째 공개 행보다.
인파가 북적이는 청계천에서 시민과 소통하며 취재진과의 질의응답도 활발하게 한 이 전 대통령은 특히 윤 대통령의 외교 행보와 관련해 “한·일 관계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윤 대통령이 잘 하고 있는 것”이라며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한·일 관계는) 이전처럼 편하게 하려면 몇백년이 가도 (개선이) 안될 것”이라며 한 말이다.
이어 한·일 정상회담뿐 아니라 한·미 정상회담까지 아울러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며 “그런 평가를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국가 원로로서 최근 정국을 어떻게 보느냐’는 물음엔 “어려울 때니깐 힘을 모아줘야 한다”며 “대통령이 일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최근 행보와 관련해 ‘총선을 앞두고 정치활동을 재개한 것인가’라는 질문엔 “나는 총선에 대해 관심이 없고 나라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뉴스는 챙겨 보느냐’는 질문에도 이 전 대통령은 “안 본다. 방송도 스포츠만 본다”며 “(뉴스가) 재미가 없어서 그렇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책방을 열었다’는 물음에도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는데, 4대강 보(洑) 해체와 관련해선 “해체다, 뭐다 하는 것은 정치적”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는 4대강 보(洑)로 수질이 악화했다며 해체를 결정했는데, 현 정부에선 최근 “문재인 정부의 4대강 보 해체 결정은 과학에 기반한 결정이었다고 보기 어렵다”(한화진 환경부 장관)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MB는 현실 정치에 관여하거나 영향을 끼칠 생각이 없다”며 “다만 한쪽 진영에서 수년간 MB를 악마화해 본인과 측근이 피해 본 것을 가슴 아파하고 있다. 그릇된 사실을 바로잡고 있는 그대로 평가받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산책엔 청사모 회원뿐 아니라 이재오 전 특임장관, 류우익·정정길·하금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윤한홍·조해진·정운천·박정하 국민의힘 의원 등이 함께했다. 청계광장에서 시작해 마장동 신답철교로 이어진 약 5.8㎞ 코스를 2시간가량 함께 걷는 동안 시민의 촬영 요청으로 걷다 서다를 반복했다. 이 전 대통령은 산책 후 갈비탕 점심 자리에서 “앞으로도 자주 야외에 나와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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