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다가오지 마라 다친다” 용역철거…영등포 주민 “무서웠다”

임현범 2023. 5. 15. 16:4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등포구청이 '제2세종문화회관' 가림막 철거에 용역을 동원하면서 주민이 불안에 떨었다.

제2세종문화회관 부지가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여의도 공원으로 결정되면서 이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했다.

정 의장은 15일 "(제2세종문화회관 부지 가림막) 기습철거가 아침 6시에 진행됐다. 며칠 동안 주민이 새벽부터 당번을 정해서 지켜왔다"며 "6시 30분부터 당번을 했는데 6시부터 집행부에서 용역을 불러 철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민 “다가오면 다친다는 얘기 들어” 
영등포구청 “구청이 설치한 것 구청이 철거”
영등포구청이 15일 용역을 고용해 제2세종문화회관 부지 가림막 철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시민제보

영등포구청이 ‘제2세종문화회관’ 가림막 철거에 용역을 동원하면서 주민이 불안에 떨었다. 제2세종문화회관 부지가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여의도 공원으로 결정되면서 이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했다.

제2세종문화회관 가림막 용역 철거

15일 제보받은 영상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검은색 옷을 입고 형광 완장을 착용한 남성 수십여명이 이날 오전 문래동 제2세종문화회관 부지에 설치된 가림막 앞에서 양손을 앞으로 한 채 줄지어 서 있었다. 

철거 과정에서 용역들은 철거를 반대하는 주민을 몸으로 막기도 했다. 또 철거에 항의하는 주민의 고함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2세종문화회관 이전을 반대하는 정선희 영등포구의회 의장은 협의조차 없는 구청의 철거였다고 비판했다. 정 의장은 15일 “(제2세종문화회관 부지 가림막) 기습철거가 아침 6시에 진행됐다. 며칠 동안 주민이 새벽부터 당번을 정해서 지켜왔다”며 “6시 30분부터 당번을 했는데 6시부터 집행부에서 용역을 불러 철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이 무서우니까 막지도 못하고 옆에서 서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며 “철거를 반대하는 주민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영등포구청 전경.   쿠키뉴스DB.

영등포구청 “철거에 문제없다”

영등포구청 측은 철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제2세종문화회관 가림막은) 구청에서 설치하고 구청에서 회수한 것으로 강제철거가 아니다”라며 “구청에서 고용한 용역을 통해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래동에 설치하기로 한 제2세종문화회관이 여의도로 옮겨진다고 발표하니 (주민들이) 언짢은 것 같다”며 “(주민들이) 되려 철거를 방해한 것이다”라고 항변했다.

여의도로 이동하게 된 이유에 대해선 “기관별 재산관리가 엄격해지고 있어 서울시 공재사 심의와 행안자치위원회 심의에서 토지 소유권을 확보하라고 했다”며 “(영등포구의 토지) 무상 제공은 5년만 가능하므로 오랜 기간 사용하는 제2세종문화회관은 (문래동에) 유치가 어렵다”고 답했다.

반대하는 주민은 어떻게 설득했는지 묻자 “(주민들에게) 구청장 인터뷰와 설명을 수차례 했다”며 “(제2세종문화회관 이전에) 모든 사람이 100% 동의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영등포구청이 15일 용역을 고용해 제2세종문화회관 부지 가림막 철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시민제보

“다가오지 마라 다친다” 두려움 호소

당시 현장에 있던 주민 A씨는 두려웠다고 호소했다. 서울 영등포 문래동에 거주하는 A씨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60명 약간 안 되는 정도의 장정들이 서 있었다. 다가갈 수조차 없는 분위기였다”며 “가까이 가니 다가오지 마라 다친다는 경고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시 20분부터 철거 때문에 큰 소리가 발생해 인근 주민이 나와서 이를 확인했다”며 “당시는 무서웠고 이후에 분노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주민 A씨는 아이와 함께 문화생활을 하고 싶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가까운 곳에 가벼운 복장으로 아이를 데리고 문화생활을 하고 싶었다”며 “이전을 위한 주민 공청회를 한다고 했지만 몇 차례의 문의에도 정확한 날짜를 들을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주민의 얘기조차 듣지 않고 이를 철거했다면 기습철거가 맞다”며 “당시 인근 텃밭을 오는 할머니도 이를 듣지 못해 입장을 못했다”고 설명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