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해, 시끄럽고 불편” 홍콩, 中단체관광객에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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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주룽반도에 위치한 토콰완(土瓜灣) 지역은 대표적인 주거지역이다.
NYT는 "이런 상황에서 도심과 주요 관광지를 가득 메우는 싸구려 중국 단체관광객들을 바라보는 홍콩인들의 민심은 더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싸구려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이처럼 홍콩에 밀려들어 오는 것에는 홍콩행정부의 관광진흥책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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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주룽반도에 위치한 토콰완(土瓜灣) 지역은 대표적인 주거지역이다. 중산층 이상이 거주하는 고층 아파트와 주택들이 밀집해 있지만, 유흥가가 없어 종일 조용한 곳이다.
이런 토콰완이 요즘 중국 본토에서 찾아온 중국인 단체관광객들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절한 관광버스를 타고 매일 물밀듯 밀려오는 이들은 금연구역이라 표시된 지역에서 아무렇게나 담배를 피우고, 주택의 사유지에 아무렇게나 침입해 단체로 앉아서 쉬는가 하면, 식당에서건 카페에서건, 편의점에서건 무질서하게 몰려다니며 시끄럽게 떠든다는 것이다. 대로 주변 인도 턱에 수십 명씩 걸터앉아 자동차 통행을 방해하는 일은 너무나도 흔한 풍경이다.
이곳에서 고급주택 등 부동산중개소를 운영하는 니키 람씨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허락도 받지 않고 가게 안으로 들어와 화장실을 쓰는 중국 관광객이 한두 명이 아니다”면서 “어떤 사람은 불쑥 문을 열고 들어와 ‘근처에 맛있고 싼 음식점 없느냐’고 물어 정말 황당했다”고 말했다.
홍콩의 중국인 단체관광 문호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던 2020년 초부터 3년여 동안 완전히 닫혔다가 올해 1월부터 열리기 시작했고, 지난달과 이달 들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오랜만에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활기찰 것 같은 홍콩의 민심은 정반대로 본토 중국인들에게 차가울 정도로 쌀쌀하다고 한다.
이유는 바로 이들이 2박 3일에 세 끼 식사까지 제공하는 175달러짜리 싸구려 단체 관광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누가 봐도 중국 시골에서 처음 해외여행 길에 나선 듯한 차림새의 중국인들은 호텔 식당 카페 상가 등 홍콩 서비스업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공중도덕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아 되레 ‘짐’이 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홍콩인들의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안 그래도 좋지 않은 상태다.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 진압, 2019년 홍콩보안법 및 주요 공안 사범에 대한 범죄인 인도법 시행 등으로 ‘중국=탄압세력’이란 인식이 널리 퍼진 상태다.
또 2000년대 들어 유입된 중국 자본이 도시 곳곳의 아파트와 상가 등 부동산 가격을 높여놔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킨 점도 홍콩인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대목이다.
NYT는 “이런 상황에서 도심과 주요 관광지를 가득 메우는 싸구려 중국 단체관광객들을 바라보는 홍콩인들의 민심은 더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적게는 스무 명 많게는 100명에 이르는 단체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다니며 시끄럽게 떠들고, 아무 데나 침을 뱉는가 하면 교통신호도 무시한 채 도로를 건너는 모습에 분노하기까지 한다”고 했다.
고급주택가를 돌아다니며 컵라면을 먹고, 화장실도 아닌 곳에서 소변을 보고,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싸구려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이처럼 홍콩에 밀려들어 오는 것에는 홍콩행정부의 관광진흥책도 한몫했다. 중국 본토 관광사들을 통해 관광객을 대거 모집하면서도 제대로 항공편 숙박시설 등을 마련하지 않아 광둥 반도를 통해 기차 편으로 싸구려 관광객들만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룽반도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윌리엄 총씨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홍콩을 찾는 단체관광 중국인들은 대부분 노령층이거나 서민들”이라면서 “자영업자 입장에서 이들은 매출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전했다.
NYT는 “아시아 최대 관광도시 가운데 하나인 홍콩은 더 많은 관광객을 원하지만, 무례하고 무질서하며 서비스업 매출에 특별히 도움이 되지 않는 싸구려 중국 단체 관광객을 원하는 건 아니다”고 평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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