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가 주면 안 돼?" 이성만 의원…19일 검찰 출석 예정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성만·윤관석 의원에 대해 이번 주 초 소환조사를 통보했지만, 두 의원이 국회 일정을 이유로 연기를 요청했다. 핵심 피의자들이 검찰 출석을 미루면서 이들 사이에 말 맞추기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성만 의원 측은 “16일 출석키로 잠정 결정했다가 상임위 일정으로 19일로 미뤘다”며 “검찰 소환을 기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검찰 "빠른 조사"… 이성만 "국회 일정 탓에 어렵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당초 이 의원 측과 15일과 16일 중 소환이 가능한 날짜를 조율했다고 한다. 이 의원을 소환조사한 후엔 이번 주 안에 윤 의원까지 조사할 계획이었다. 야당 정치인들이 연루된 만큼 정치적 논란을 피하려면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게 검찰 분위기다.
반면 이 의원은 국회 일정이 있다며 검찰 출석을 미루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의원은 16일 소속 상임위(행정안전위) 전체회의에 빠질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 초 조사는 어려워진 셈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빠른 조사를 위해 노력 중이지만, 당사자 일정 등 변수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9400만원+α’가 살포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그해 3월 이 의원이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조택상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과 공모해 경선캠프 지역본부장에게 전달된 정치자금 1000만원을 받았다고 압수수색 영장에 적었다.
‘돈봉투 사건’ 수사의 시발점이 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통화녹음에도 이 의원이 전달자 역할을 한 정황이 담겨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의원이 이 전 부총장에게 “돈, 내가 내일 주면 안 돼? 내일? 오전 10시에 갈 테니까”라고 말했고, 선거가 끝난 뒤엔 반대로 이 전 부총장이 이 의원에게 “고생했네. 우리 팀에 와서. 수금 전달하고 하느라고”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이 전 부총장이 돈을 달라고 해서 시달린 기억은 있다. 돈봉투는 보지도 못했고, 알지도 못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압수수색 직후 친분이 깊은 지인에게 “이 전 부총장의 성화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돈을 마련했다”며 혐의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고 한다. 검찰은 조만간 이 의원을 불러 녹음된 대화 내용과 송 전 대표 등의 지시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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