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라디오 낭만시대도 저문다…美 AM기능 퇴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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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에서 AM(중파방송) 라디오 기능이 퇴출당하기 시작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토가 넓은 미국에선 자동차가 주요 이동 수단이고, 자동차에 탑재된 AM 라디오 방송은 이미 미국인의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FM(초단파) 라디오가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지만, 미국에선 여전히 AM 라디오 방송을 듣는 이들이 많다.
1924년 최초의 AM 라디오 방송국 'KZKZ'가 설립된 곳도 미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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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와 함께 속속 삭제
광고 수익, 재난 경보 역할도
미국 자동차에서 AM(중파방송) 라디오 기능이 퇴출당하기 시작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토가 넓은 미국에선 자동차가 주요 이동 수단이고, 자동차에 탑재된 AM 라디오 방송은 이미 미국인의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자동차에서 AM 라디오가 퇴출당하면 라디오 방송사들도 적지 않은 피해를 본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폭스바겐, 마쓰다, 테슬라, 리비안, 폴스타 등 여러 자동차 제조사들은 앞으로 전기차 모델에서 AM 라디오 기능을 제거할 방침이다.
제조사들은 AM 방송 전파가 전기 모터를 방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제조사 포드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내연기관차에서도 AM 라디오를 제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에서는 FM(초단파) 라디오가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지만, 미국에선 여전히 AM 라디오 방송을 듣는 이들이 많다. 전미방송협회(NAB)에 따르면 매월 AM 라디오 청취자 수는 8200만명에 달하며, 특히 노년층과 유색인종의 청취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라디오 방송사 입장에서도 AM 라디오는 주요 수익원이다. 전체 광고 수익 110억달러 가운데 20억달러가 AM 라디오에서 오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자동차 제조사의 AM 라디오 퇴출은 미국 진보, 보수 모두에게서 강한 질타를 받고 있다. 라디오 방송을 통해 노년 지지층을 확보하는 보수 세력은 물론 유색인종 표심을 결집해야 하는 진보 진영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유명 토크쇼 진행자 마크 레빈은 지난달 본인 방송에서 "자동차는 자유에 필수적"이라며 "자동차를 통제하는 것은 자유를 통제하는 것이다. 그들은 마침내 보수 토크쇼를 공격하는 법을 찾아냈다"라고 일갈했다.
AM 라디오 제거가 운전자의 안전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AM 라디오는 미국 연방 정부, 주 정부, 각 지역 기관에서 공공 재난 경보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중요 정보를 전달받는 이들이 늘었지만, AM 라디오는 최신 전자기기를 구매할 수 없는 극빈층에게 중요한 '공공 기반 시설'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WP는 AM 방송사들이 보수, 진보 양쪽 정치권은 물론 응급 구조요원들까지 아울러 협력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AM 라디오는 미국에서 깊은 역사를 보유했다. 1924년 최초의 AM 라디오 방송국 'KZKZ'가 설립된 곳도 미국이었다. 대공황을 겪고 있던 1930년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국민적 단합을 호소하기 위해 '노변담화(Fireside chats)'를 진행한 곳도 AM 방송이었다.
DJ의 팝 히트곡 선곡, 스포츠 중계, 주요 토크쇼 등도 AM 라디오를 통해 이뤄지면서 1970년대 미국 대중문화의 핵심으로 올라섰다. 자동차를 타고 장거리 여행을 하는 일이 많은 미국인에게는 이미 삶의 일부나 다름없는 셈이다. 이를 두고 WP는 "대중 매체가 등장한 첫 100년 동안 AM 라디오가 미국인의 삶을 만들었다"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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