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 첫날부터 '명승부'... 덕수고 마지막 웃었다
[박장식 기자]
▲ 지난 신세계·이마트배 당시 덕수고등학교 이선우(오른쪽) 선수. |
ⓒ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
대회 개막일부터 프로야구 못잖은 명승부가 펼쳐졌다. 야구장 바로 위를 아스라이 나는 비행기의 소리보다 선수들의 함성이 크게 들렸던 신월야구장에서 웃은 것은 덕수고등학교였다.
14일 개막한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개막일의 '빅 매치'라면 단연 덕수고등학교와 휘문고등학교의 맞대결이었다. 시 대항 경기를 비롯한 여러 고교야구 대회에서 맞붙은 두 학교는 역시 서로를 잘 아는 학교답게 호각지세의 경기를 펼쳤다.
먼저 웃은 학교는 휘문고였다. 휘문고등학교는 경기 중반부터 나선 에이스 김휘건의 호투에 힘입어 경기 중반까지 우세를 가져가는가 싶었다. 하지만 우정안이 경기 막판 쏘아올린 홈런포에 힘입어 덕수고등학교가 2회전으로의 진출권을 가져갔다. 덕수고등학교는 인천고등학교와 2회전을 갖는다.
역전, 다시 역전, 또 다시 역전... 결정구는 담장 넘었다
고교야구를 대표하는 투수인 김휘건을 보유한 휘문고, 그리고 지난 4월 신세계·이마트배에서 우승의 기쁨을 안았던 덕수고가 만났다. 처음에 웃은 팀은 휘문고였다. 에이스 김휘건을 교체 투수로 세운 휘문고등학교는 1회부터 선두타자 염승원이 안타로 출루한 데 이어 이승민이 안타를 때려내 한 점을 먼저 가져갔다.
덕수고도 2회 문성현·김재형의 안타와 박민석의 희생번트로 균형을 맞췄지만, 3회 휘문고가 균형을 깨는 두 점을 올리며 달아났다. 덕수고는 3회 정민서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기회를 잡았지만, 마운드에 올라온 김휘건이 병살을 유도하며 위기를 탈출했다.
가만히 있을 덕수고가 아니었다. 덕수고는 4회 상대의 실책 등에 힘입어 두 점을 따라갔다. 3대 3 균형을 맞춘 덕수고는 5회에도 두 점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며 역전했다. 6회와 7회는 양팀이 서로 득점권에 주자를 진루시키는 위기를 맞았지만, 홈을 내주지는 않으며 5대 3의 스코어로 경기가 그대로 이어졌다.
8회가 변화무쌍했다. 8회 초에는 휘문고등학교가 석 점을 올리며 다시 역전에 성공했다. 백계렬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데 이어, 김용현 역시 볼넷으로 출루했다. 해결사는 염승원이었다. 염승원은 내야를 빠져나가는 안타를 만들어내며 휘문고의 동점을 만들었다. 휘문고는 폭투에 힘입어 한 점을 더 얻어내기까지 했다.
스코어 6-5의 상황에서 이어진 8회 말, 경기의 향방을 좌우하는 대포알이 터졌다. 우정안이 1사 주자 1루 상황 우측 담장을 그대로 넘어가는 홈런을 때려낸 것. 우정안은 공이 담장을 넘는 순간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홈런을 자축했다. 덕수고는 이어 한 점을 더 얻어내는 데 성공하며 8대 6으로 경기를 다시금 역전했다.
덕수고는 8회 2사부터 마운드를 지킨 김태형을 9회에도 가용했다. 휘문고 역시 막판 주자를 1·2루에 배치하는 등 역전을 만들어내려 했지만, 내야를 빠져나가지 못한 마지막 공이 2루수의 손에 들어가며 덕수고의 승리가 확정지어졌다.
"역시 어려운 상대... 경험 덕분에 이겼다"
첫 경기부터 쉽지 않은 경기를 치른 덕수고등학교였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주말리그와 전국대회를 치르며 부상 선수들이 생겼지만, 그래도 뎁스가 두꺼워서 극복한 것 같다"며, "져도 좋은 팀에게 진 것이니 부담을 덜 갖고 경기에 임했는데, 경험이 좋은 우리 아이들이 잘 해줬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정 감독은 "상대 김휘건의 공이 빠르니 높은 공을 치지 말고, 슬라이딩 스텝이 늦은 것을 공략하자며 이야기한 것이 잘 통한 것 같다"며, "타순이 두 바퀴 정도 돌면 상대 투수를 공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결과적으로 잘 되었다"고 상대의 '에이스' 공략에 대한 후일담도 전했다.
정 감독은 5와 3분의 1이닝 동안 3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막아낸 정현우를 칭찬한 데 이어, 특히 "져도 좋은 팀에게 진 것이니까 부담 안 가지려고 했는데, 경험 면에서 우리 아이들이 잘 해준 것 같다"며 이날 승리를 이끌어냈던 선수들을 칭찬했다.
덕수고등학교는 오는 18일에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인천고등학교와의 일전을 치른다. 인천고등학교 역시 '에이스 투수'를 보유한 팀이다. 여러 야구 팬들에게 하마평이 오르내리는 김태연이 주인공이다.
정 감독은 "인천고등학교도 어려운 상대인데, 김태연이 선발로 올라올지, 중간에 올라올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며, "선발로 나오면 급하게 상대하지 않고, 중간에 올라온다면 앞에 나온 투수들에게 적극적으로 공략해서 선취점을 따내겠다"고 전략을 전했다.
한편 개막 이틀째인 15일에도 '미리보는 결승전'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충암고등학교와 경남고등학교의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는 상대 경남고등학교의 빈타 속에 충암고등학교가 8대 0으로 7회 콜드 승리를 가져가며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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