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최고위원 보선 착수…범친윤·비영남·다선 교통정리설
29일부터 후보 등록, 기탁금 4천
이슈 분산될라…지도부 무경선 기대
김석기·이용호 등 물밑 교통정리설
국민의힘 지도부가 태영호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최고위원 보궐선거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15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안이 의결됐으며, 같은 날 임명장 수여와 첫 회의까지 일사천리로 끝냈다. 국민의힘은 당헌당규에 따라 오는 6월 9일 최고위원 보선을 치른다는 방침이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위원장과 간사 각각 1명, 위원 5명 등 7인으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의결을 마쳤다"고 밝혔다. 관례에 따라 위원장은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간사는 박성중 전략부총장이 맡기로 했다. 위원으로는 배현진 조직부총장, 송석준·노용호 의원, 양용규·함인경 변호사 등 5명이 합류했다.
선거는 온라인 전국위원회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오는 29~30일 후보자 등록을 받기로 했다. 기탁금은 4000만원이며 후보자가 5명이 넘을 경우 30~31일 컷오프를 실시할 방침이다. 컷오프는 지난 전당대회와 마찬가지로 책임당원 여론조사 방식으로 치른다. 본선에서는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한 차례 국민의힘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를 통한 공개토론회가 진행된다.
보궐선거인만큼 원칙은 '경선'이지만 당 지도부는 교통정리를 통한 단수 추천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지도부 안정을 기함과 함께 민생 현안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내부 선거로 또다시 이슈가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서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단수로 추천해서 신속히 결원을 채우는 정도로 가는 게 맞다"고 운을 띄웠고,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보궐선거가 지나치게 과열되는 것이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원내에서 자발적인 조율이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범친윤 그룹 재선 이상 의원들이 물망에 오른다. 현 지도부가 '친윤' 일색이라는 비판이 있는 만큼, 계파색이 옅은 인물이 들어와야 한다는 게 요지다. 또한 조수진 최고위원을 제외하면 최고위원 모두 원외 인사라는 점을 고려해 경험이 많은 재선급 원내 인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역적으로는 비영남권 인사로 안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 주요 인사 모두가 지역적 기반이 영남 지역인 것과 관계가 깊다.
이 같은 조건을 고려했을 때 구체적으로 이용호·김석기 의원 등의 이름이 나온다. 이용호 의원의 경우 호남 지역구 재선이라는 큰 상징성이 있으며, 지난 원내대표 경선 당시 중진인 주호영 의원과의 맞대결에서 40% 이상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선전을 한 바 있다. 정치부 기자 생활을 오래 해 정무 감각이 뛰어나고 언어가 정제돼 있어 설화 우려가 없다는 점도 강점이다.
김석기 의원은 경북 경주가 지역구로 영남 출신이긴 하지만, 재선 의원에 정진석 비상대책위 사무총장을 맡는 등 당무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한일관계 등 외교 관계에도 밝아 당 지도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를 뒷받침하기에도 적격이라는 관측이다. 김 의원은 이번 윤 대통령의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순방에 동행한다.
지난 전당대회 당시 최고위원에 출마했던 박성중·이만희 의원 등도 후보감으로 거론된다. 원내는 아니지만 본선에서 아쉽게 5위로 낙선했던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도 마찬가지다. 다만 지난 전당대회 컷오프 혹은 낙선 후보라는 점에서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인사가 적지 않다.
문제는 단수 추천에 대한 당내 반감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입후보자가 한 명뿐이라면 모를까, 처음부터 단수 추천을 염두에 두고 지도부가 여론전을 전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고려한 듯 당 지도부는 단수 추천과 거리를 두고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이날 단수 추천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최고위에서) 그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했으며, 배현진 의원은 "4000만원의 기탁금을 내는 분들은 (선관위가) 모두 다 도울 것"이라며 "누구를 지정해 선거를 할 예정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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