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100%' 화폐가치 폭락의 처참한 대가…옆나라 원정쇼핑국 전락한 아르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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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행 칠레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르헨티나에서 쇼핑한 뒤 귀국하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최대 일간지 '라 나시온(La Nacion)'은 최근 칠레 관광객이 아르헨티나에서 생필품을 쇼핑하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입국 절차를 위해 칠레인들은 약 5시간가량 기다려야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식료품 가격이 칠레의 불과 30%밖에 되지 않아 이런 불편도 감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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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경제학자도 현 상황 비판
"정부 정책으로 국민 가난해졌다"
아르헨티나행 칠레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르헨티나에서 쇼핑한 뒤 귀국하는 것이다. 불황, 인플레이션 급등 등 여러 위기가 겹친 아르헨티나 통화의 환율이 폭락한 탓이다.
아르헨티나 최대 일간지 '라 나시온(La Nacion)'은 최근 칠레 관광객이 아르헨티나에서 생필품을 쇼핑하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연 100% 상회하는 물가상승률, 경제 위기 등으로 인해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 폭락했다.
이런 상황은 페소화를 벌어 페소화를 지출하는 아르헨티나인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반면 달러로 환전해 쇼핑하러 오는 이웃 나라 칠레인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이 때문에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접경지대인 멘도사주는 일평균 5000여명의 칠레인이 아르헨티나로 입국하고 있다고 한다. 입국 절차를 위해 칠레인들은 약 5시간가량 기다려야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식료품 가격이 칠레의 불과 30%밖에 되지 않아 이런 불편도 감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아르헨티나 이민국 자료에 따르면 4월 한 달에만 멘도사주로 입국한 칠레인 수가 총 19만4345명에 달했으며, 일평균으로는 6478명이었다. 이 가운데 80%인 5180명이 식료품, 개인 위생용품, 청소용품 등 생필품 구매를 위해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거주하는 유명 경제학자 알도 아브람은 자신의 개인 '트위터'를 통해 이같은 상황을 비판했다.
그는 "이웃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모든 걸 사 간다면, 그건 우리에겐 너무 비싸고 그들에겐 너무나도 저렴하기 때문"이라며 "우리 정부의 국가주의, 개입주의 정책으로 생성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여러분이 점점 더 가난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단순한 일이다"라고 질타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칠레로 쇼핑 관광을 가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한다. 전자제품 등이 더 저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소화가 폭락한 뒤로는 상황이 역전됐다.
한 칠레 관광객은 현지 TV 인터뷰에서 "모든 물건이 저렴하다. 기름, 커피, 소스, 기저귀, 쌀, 우유 등 모든 게 칠레보다 2~3배 더 저렴하다"라고 했다.
칠레 시민들이 생필품을 휩쓸어간 탓에 현지 주민들이 불편을 겪자, 멘도사주는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시간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칠레 관광객을 포함한 모든 관광객은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창고식 도매 할인점에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한편 두 나라의 물가상승률 차이도 극적이다. 칠레는 올해 4월 물가상승률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4.6%를 기록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전월 대비 8.4%, 전년 대비 124%로 전망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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