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태영호 뒤이을 최고위원 보궐선거서 '가상자산' 묻기로

곽우신 2023. 5. 1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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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구성 완료하고 절차 개시... '추대론' 경계, "누구를 지정해서 선거 치르지 않아"

[곽우신, 남소연 기자]

 김도읍 국민의힘 최고위원 보궐선거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임명장 수여식에 이어 열린 최고위원 보궐선거 선거관리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남소연
 
"자기검증진술서에 코인 등 가상자산 유무 등 질의가 추가됐다." - 김도읍 국민의힘 최고위윈 보궐선거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국민의힘이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투기 논란을 의식한 듯, 당내 공직선거 자격심사에 가장자산 유무를 따져 묻기로 했다. 김도읍 위원장은 임명장을 받은 후 마이크를 잡고 "이번에 특히 공직선거 자격심사에 있어서 자기검증진술서에 코인 등 가상 자산 유무 등 질의가 추가됐다는 말씀드린다"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당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치르기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꾸리고 15일 오전 첫 회의를 진행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잇따른 논란 끝에 최고위원 자리에서 자진 사퇴하면서 생긴 공석을 당헌·당규에 따라 메우기 위한 절차다.

가상자산 보유했거나 보유한 경험 확인... 검증은 어려워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에 선 배현진 의원(선거관리위원)은 "최근 김남국 전 민주당 의원의 사안을 좀 고려해서, 입후보자에게 사전 질문을 도입했다"라며 "김도읍 위원장이 모두발언에서 말했듯 가상 자산을 보유했거나 보유한 경험이 있느냐는 내용을 포함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당내 선거에 사전 질문서를 도입한 건 처음"이라며 "이때까지는 공직 선거에만 공식 도입했는데, 최근에 당 지도부, 사회 지도부에 대한 엄격한 도덕성을 원하는 국민의 바람를 담아서 최고위 보궐선거에 처음 도입한다"라고 부연했다.

가상자산과 관련한 심의가 이번 보궐선거에 국한한 일회성인지, 아니면 추후 다른 선거에도 적용되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배 의원은 "앞으로 또 다른 선거가 있으면 선관위가 열릴 것"이라며 "지금 공직자 가상자산 관련 논의가 앞으로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번 선거에 처음 도입해서 시행하겠다는 것"이라고만 답했다.

검증서에 후보자가 허위 기재할 경우, 이를 확인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배 의원은 "안 그래도 위원들끼리 말했는데, 본인의 진술과 기입에 따라 의존할 수밖에 없다"라고 한계를 인정했다. 하지만 "그래도 양당에서 처음으로 지도부를 뽑는 데 '가상 자산을 보유했느냐'를 수면 위에 올려서 기재하는 것"이라며 "상당한 의미가 있다"라고 자평했다.

TV토론 1회 실시, 800여 명의 전국위 투표로 선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보궐선거 선거관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도읍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 남소연
 
국민의힘 최고위원 보궐선거관리위원회는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에 김도읍 국회의원, 간사는 당 전략기획부총장을 맡고 있는 박성민 의원이 맡았다. 위원은 원내에서 노용호·배현진·홍석준 국회의원이, 원외에서는 양홍규 국민의힘 대전 서구을 당협위원장과 함인경 법무법인 강함 대표변호사가 합류했다.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오는 26일 공고 후 29일과 30일 이틀 동안 후보 등록을 받는다. 후보 등록 마감 직후부터 다음날인 31일까지 자격심사를 거친다. 만약 자격심사 종료 후, 이를 통과한 후보가 5명이 넘을 경우 5월 31일과 6월 1일 이틀 동안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컷 오프(경선 탈락)'를 거치기로 했다.

각 후보자의 선거운동 기간은 오는 6월 3일부터 일주일간 주어지며, 국민의힘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를 통해 1회의 방송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별도의 화상 연설회도 실시한다. 6월 9일, ARS와 결합한 온라인 방식으로 전국위원회를 열어 선거를 치를 계획이다. 투표 자격이 있는 전국위원은 약 800명 규모로 추산된다. 최다득표자가 동수일 경우에는 별도의 결선 투표 없이 연소자가 당선되도록 했다.

기탁금은 이전과 동일하게 각 후보자당 마찬가지로 4000만 원으로 정해졌다. 자격심사에 탈락할 경우 전액을 되돌려주고, 컷오프 과정에서 탈락할 경우에는 절반만 반환한다.

단수 추천? 선관위 "그 자체로 공정성 위반"이라며 추대론 경계

하지만 이번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두고 벌써부터 '추대론'이 나오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단수로 추천해서 신속히 결원을 채우는 정도로 가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밝힌 바 있다. 신임 지도부가 출범한 지 2달 여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악재로 인해 공석이 생긴 만큼, 경선 과정에서 일어날 잡음을 최대한 최소화하고 빠르게 이를 보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현재까지 최고위원 보궐선거에 공개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인사는 없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친윤(윤석열 대통령)' 성향의 재선 이상 원내 인사를 염두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당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들은 김정재(경북 포항 북구), 박성중(서울 서초을), 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송석준(경기 이천) 의원 정도인데, 상대적으로 색채가 옅은 이용호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친윤 색깔이 강한 인물들이다.

다만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배현진 의원은 "선거에 참여하는 모든 분은 저희가 후보로 수용해서, 최선을 다해 성의껏 선관위에서 선거를 도와드릴 예정"이라며 "누구를 지정해서 선거를 치르지 않는다. 그 자체로 공정성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구설로 인해 빈자리가 생긴 만큼, 후보자 자격심사 기준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 높았다. 배 의원은 관련 질문에 "사회적 물의를 빚을 소지가 있다면 당연히 심사 과정 중에 위원들 간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오해하면 안되는 게, 원내 의원들만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다. 기탁금을 낸 원외 인사 누구라도, 여기 계신 기자도 참여할 수 있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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