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조력자' 루카셴코, 심장이상설…벨라루스, 러에 통합 빨라지나

박소영 2023. 5. 1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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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가장 큰 조력자인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9) 대통령이 지난 9일 러시아 전승절(제2차 세계대전 승전일) 기념식 이후 두문불출하면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9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 열린 러시아 전승절 기념행사에서 열병식을 지켜보고 있다. 그의 오른손에 피부색 붕대가 감겨져 있다. 이날 이후 루카셴코 대통령은 5일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A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디언 등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국장(國章)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로만 골로브첸코 총리가 나와 루카셴코 대통령이 작성했다는 메시지를 낭독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이 국장의 날 기념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건, 지난 1994년 집권한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했던 루카셴코 대통령은 몸이 불편한 모습이었다. 그는 오른손에 피부색 붕대를 감고 있었고, 푸틴 대통령과 다른 국가 정상들이 무명용사탑까지 약 300m를 걸어가는 동안 혼자만 차를 타고 움직였다. 그는 이후 진행된 만찬에도 참석하지 않고 귀국했다.

이후 벨라루스 정부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일정에 대해 발표하지 않고, 국영 매체를 통한 동정도 나오지 않으면서 건강 이상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러시아 매체 코메르산트, 포디옴 등은 14일 러시아 하원의원인 콘스탄틴 자툴린을 인용해 “루카셴코 대통령이 아프긴 하나 코로나19에 걸린 것은 아니고 휴식이 필요한 것뿐”이라고 전했다. 정확한 병명은 밝히지 않았다.

벨라루스 야권에선 루카셴코 대통령이 위중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망명 중인 파벨 라투시카 전 문화부 장관은 “루카셴코는 매우 심각하게 아픈 상태”라고 주장했다. 나샤니바 등 벨라루스 독립매체에선 루카셴코 대통령이 심근염 등 심장 관련 질환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심장에 혈액을 원활하게 보내게 하는 관상동맥 우회술을 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지난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행사에 앞서 크렘린궁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9년째 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에 벨라루스 정권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데일리메일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물러난다면 그의 장남 빅토르 루카셴코가 러시아의 지지를 받아 독재를 이어가거나, 푸틴 대통령이 군사력을 동원해 벨라루스를 러시아에 더 빨리 통합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2월 러시아가 10년 내 벨라루스를 흡수 통합할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는 러시아 내부 비밀 문건이 공개된 바 있다.

우크라이나도 루카셴코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의 신변 변화에 따라 벨라루스의 우크라이나 전쟁 직접 참전 등 전황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러시아군에 자국 국경을 터주고, 지난 3월에는 러시아의 전술핵을 자국에 배치하는 것을 허용했다.


젤렌스키, 1박2일 유럽 3개국 방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14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환영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반격을 앞두고 서방과 연대를 다지기 위한 순방 외교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지난 13~14일 유럽연합(EU)의 주요 회원국인 이탈리아·독일·프랑스 등을 방문해 각국 정상으로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원 의사를 재확약 받았다.

러시아가 약 90%를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이 살아나고 있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14일 소셜미디어(SNS)에 “우리 군이 바흐무트 북부와 남부에서 적 진지 10여 개를 장악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의 모든 공격을 물리쳤다”고 강조했으나, 지휘관 2명이 사망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발표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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