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군사정찰위성 발사 준비? 38노스 "서해위성발사장 공사 재개"
북한이 지난해 가을 이후 약 반년 만에 서해위성발사장 발사대 주변에서 공사를 재개한 정황이 포착됐다. 외교가에선 북한군이 군사정찰위성을 탑재할 수 있는 로켓을 발사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인 38노스는 14일(현지시간) 지난 12일 서해위성발사장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근거로 "지난 2주 사이에 발사대 공사가 재개되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38노스는 연료·산화제 탱크, 레일형 운송 패널, 새로운 발사대용 원형판 등 발사대 부품들이 지난해 가을 이후 모습을 감췄고 겐트리타워(발사대) 근처에는 기존 발사대보다 높은 약 90m 높이의 새로운 타워크레인이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 가능한 장거리 로켓을 개발하는 시설이다.
북한은 2017년 3월 '동창리 발사장'으로도 불리는 이곳에서 ICBM급인 화성-15형과 화성-17형 등에 사용되는 액체연료 방식의 고출력 엔진인 백두 엔진의 연소 시험을 진행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고체연료 방식의 대출력 엔진을 시험을 감행하기도 했다.
김정은은 지난해 3월 발사장을 현지지도하면서 '현대적 위성 발사용 기지'로 리모델링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구체적으로 군사정찰위성을 비롯한 다목적 위성을 다양한 우주발사체(SLV)로 발사할 수 있는 시설은 물론 '장거리 로켓'의 성능을 고도화시키기 위한 엔진시험장까지 갖추라는 내용이었다.
북한이 최근 동창리에서 보인 움직임은 김정은의 이런 지시와 맥을 같이하는 모습이다.
38노스는 새로운 타워크레인의 높이(90m)로 미뤄볼 때 "기존 65m의 발사대를 20m 이상 더 키울 수 있다"며 "이 정도의 크기라면 수직으로 놓은 은하-3호나 같은 크기의 SLV를 발사대로 옮길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발사대를) 이전과 같은 높이로 다시 만든다면 구조물을 해체할 이유가 없다"면서 "더 무겁고 덩치가 큰 SLV를 옮기기 위해 구조와 장비를 강화하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38노스는 "지난 수개월 동안 별 활동을 보이지 않다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런 활동이 급증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면서도 "다만 위성을 발사하기 위해선 발사대와 연료·산화제 벙커 등을 재구축해야 하므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은이 지난달 18일 군사정찰위성의 제작이 완료됐다고 밝히면서 '계획된 시일' 내에 발사할 것을 지시한 만큼 군 당국도 북한의 관련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등 다양한 도발 가능성과 무기 개발 동향을 지속 추적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추가로 설명드릴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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