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안보 성명' G7에 "공동조치 합의 못할것"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중국을 겨냥한 '경제안보 성명'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 내에서는 이를 "냉전적 사고방식"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시에 G7이 내부 입장차이 문제로 관세 인상 등 구체적인 공동조치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1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서방 언론들이 발표될 공동성명에서 이른바 중국의 '경제적 강압'을 과대 선전하고 있다"면서 "전문가들은 미국의 힘이 쇠퇴하고, 금융 및 경제 시스템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더 실용적이고 상호 이익이 되는 중국-유럽연합(EU) 협력을 감안할 때 합의에 도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경제적 강요로 비난받을 나라는 미국"
앞서 주요 외신은 5월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최되는 G7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우려를 표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 행정부 당국자는 "(G7 공동성명에) 중국 관련 대목이 포함되고 ‘중국의 경제적 강압 사례’가 언급될 것"이라며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경제적 강압에 맞선 G7의 협력 방안도 문서로 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G7 정상회의에서는 통상적 공동성명 외에 경제안보 성명이 별도로 채택되며 구체적인 대응 계획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중국 재정부부장(차관) 출신인 리용 중국무역협회 전문가위원회 부회장은 "G7 성명에서 중국을 비방하는 행위는 신냉전 사고방식"이라면서 "이는 세계에 잘못된 정보를 알리고, 책임을 회피하고, 독선적 편협함을 보여주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공동성명에서 중국의 신용을 떨어뜨리려는 것은 G7이 채무불이행과 글로벌 공급망 왜곡, 기술적 강압 등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처하는 데에 무책임하고 무능하다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우융셩 중국 외교학원 일본학센터 부소장도 "G7은 중국을 소위 '경제적 강압'이라고 비난하면서,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말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주 정례브리핑에서 "경제적 강요로 비난받아야 할 나라가 있다면 그것은 미국"이라면서 "미국은 국가 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확장하고, 수출 규제를 남용하고, 외국기업에 대해 차별적이고 부당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는 시장경제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GT는 미국 정부의 제재가 2000년에서 2021년 사이 933%나 급증했으며, 2021 회계연도까지 발효된 제재가 9400개 이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G7 내부 입장차…실질적 공동조치 합의 못 할 것"
GT는 '경제적 강압'을 언급한 경제안보 성명이 나오더라도, 실질적인 공동 조치에 G7이 합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저우 부소장은 "미국과 일본은 중국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추진하고 있지만, 관세 인상 등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 합의에 도달하긴 어렵다"면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G7 회원국은 여전히 자국 경제의 이익을 중시하고 경제를 강화하기 위해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강화하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의 대외정책은 미국과 일본의 비교적 극단적인 정책과는 다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중국과 EU의 교류가 적극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정 국가부주석은 지난 6일 영국 찰스 3세 즉위식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신분으로 참석한 데 이어 포르투갈과 네덜란드를 찾아 11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만났다.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지난주 독일과 프랑스, 노르웨이를 방문한 바 있다.
리 부회장은 "G7이 책임 있는 이해관계자가 아닌 정치진영화 하고 있다"면서 특히 일본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GT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 EU 국가들이 전략적 자율성을 유지하려는 것과 비교해, 일본은 미국과 훨씬 더 가까워지고 중국에 더 적대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앞으로 G7은 통합보다 분열이 더 많을 것이고, 미국에 무조건 복종하는 일부 회원국은 신냉전식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주요 EU 국가들은 G7이 초강대국 G1이 통제하는 그룹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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