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올려도 잘 팔려"…가격 인상 기업들 기업가치도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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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부터 명품백에 이르기까지 상품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원자재·인건비 상승을 구실로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기업들이 앞다퉈 상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원자재·인건비 상승에 따른 생산비 인상폭만 상품 가격에 반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 이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
WSJ은 생산비 인상에 따른 가격 인상은 핑계일 뿐이며 일부 기업들은 비용 상승 타격을 상쇄하고 남을 만큼 수익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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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부터 명품백에 이르기까지 상품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원자재·인건비 상승을 구실로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기업들이 앞다퉈 상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시기 비용 압박을 소비자에게 떠넘길 수 있는 '가격 인상력'이 곧 '브랜드 파워'라는 인식이 번지면서 가격 인상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힌 기업들의 몸값이 뛰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기업이 생산비 상승분을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에 떠넘길 수 있는 능력(가격 인상력)이 기업의 새로운 지위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BMO 캐피탈 마켓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시메온 시겔은 "상장 기업들은 투자자에게 자사의 브랜드 파워가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길 원하고, 이를 입증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가격을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다른 업체와의 경쟁 때문에 상품 가격을 올리는 데 큰 부담을 느끼지만, 브랜드 파워가 강력해 경쟁 우위를 가진 기업들은 비교적 쉽게 가격을 올릴 수 있다. 이들 기업은 원자재·인건비 상승에 따른 생산비 인상폭만 상품 가격에 반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 이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 WSJ은 생산비 인상에 따른 가격 인상은 핑계일 뿐이며 일부 기업들은 비용 상승 타격을 상쇄하고 남을 만큼 수익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S&P 500 기업 중 1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기업 중 92%가 6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탈피했다. 높은 경쟁 우위를 바탕으로 최근 2년간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 상승을 소비자에 떠넘기며 마진율을 방어하고 가격을 못 올리는 다른 열위 기업의 점유율을 빼앗으면서 경영 성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미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와 코스트코의 올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1년 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전망됐다.
패션 브랜드 코치의 모회사 태피스트리는 최근 3년간 코치 핸드백의 가격을 30% 올렸다. 태피스트리의 조앤 크레부아세라는 최근 기업 실적 설명회에서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우리의) 가격 전가력을 파악 중"이라며 추가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추가 가격 인상'을 예고한 직후 태피스트리 주가는 이틀 새 11% 급등했다. 태피스트리의 가격 인상 정책이 기업 가치 상승에 기여하면서 최근 1년 새 태피스트리 주가는 35% 올랐다.
샤넬·까르띠에 등 세계적인 명품 기업들도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초고가 시계 브랜드 까르띠에를 운영하는 리치몬드그룹의 요한 루퍼트 회장은 지난 12일 실적 발표 후 "지난달 한 자릿수 중반대 가격 인상이 있었다"고 밝히면서도 "가격 인상률은 경쟁사보다 낮았다"고 말했다. 명품은 재고가 상대적으로 적고 공급이 귀한 생산자 우위 시장으로 가격 인상이 비교적 용이한 편이다.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에너지 가격 상승 탓에 모든 재화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특정 기업이 아닌 업계 전반에 영향을 줬고, 그 때문에 기업들이 소비자의 눈치를 보지 않게 된 것이다.
경기 침체 전망이 심화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자, 물량 감소 부담을 가격 인상으로 전가하려는 움직임도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12일 발표된 5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57.7로, 전월(63.5)과 시장 예상치(63.0)과 비교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다. 미국의 3월 가계 지출은 전월 대비 증가했지만,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어 물가 상승에 따른 고통이 가중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WSJ은 분석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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