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신약되니 잘 나가네…다음 타자 누가 될까?
SK바팜 '세노바메이트' 효과로
4분기 흑자 전환 목표
올해 승인 유력한 셀트리온 '램시마SC'
HLB·녹십자·휴젤도 올해 중 신청 전망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국산 신약들이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시장 공략에 성공하면서 회사의 실적 개선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만큼 시장 진입에 성공할 경우 상당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다른 해외 국가 진출에도 유리한 만큼 올해도 다양한 신약들이 FDA 승인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지난해 FDA로부터 승인된 국산 신약은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미국명 롤베돈)'는 1분기 미국 매출이 1500만달러(약 200억원)를 돌파하며 성공적인 진출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누적 매출도 2573만달러(약 340억원)에 달하게 됐다. 특히 지난달 미국 공공보험을 관리하는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센터(CMS)에서 롤베돈에 대해 코드 적용을 결정하면서 공공보험 리스트에 등재됐고, 이외 거래처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앞서 출시한 제품들도 매출 증가를 이어가면서 회사 실적 개선에 효자로 작용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나보타(수출명 주보)'는 올해 1분기 나보타는 수출 매출이 228억원에서 3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3% 증가했다. 미국 판매 파트너사인 에볼루스향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는 평가다. 이에 대웅제약은 최근 나보타 사업 확장을 위해 경기 화성시 향남읍에 1000억원을 투자해 제3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기존의 500만병(바이알) 수준 생산력을 3.6배인 총 1800만병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SK바이오팜도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의 매출 신장을 통해 적자 폭을 줄여나가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1분기 미국 매출 5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2020년 5월 미국 진출 이후 12분기 연속 성장을 달성했다. 실제 처방 수(TRx)도 1분기 5만5000여건으로 10% 늘었다. 지난 3월 기준으로는 1만9910건으로 경쟁 신약의 35개월 차 평균 처방 수보다 2배 높다는 설명이다. 회사 전체적으로도 1분기 영업손실을 2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축소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세노바메이트의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목표로 내건 올해 4분기 분기 기준 흑자 전환도 달성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미국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할 경우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만큼 빠른 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또한 FDA가 세계 최고의 규제 수준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만큼 다른 해외 진출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된다는 평가다. 이에 올해도 다양한 신약들이 FDA 승인을 노리고 있어 이들의 성패가 어떻게 갈릴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꼽히는 건 셀트리온의 '램시마SC'와 HLB의 '리보세라닙'이다. 램시마SC는 종양괴사인자(TNF)-알파(α) 억제제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개발됐지만 FDA에서 신약으로 허가 신청할 것을 권고했다. 오는 10월께 승인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른 바이오시밀러는 물론 오리지널까지 해당 성분이 모두 정맥주사(IV) 제형으로 쓰이고 있는데 비해 투약 편의성과 안정성이 높은 피하주사(SC) 제형이라는 점에서 FDA에서 권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진출한 유럽에서는 독일 32%, 프랑스 21% 등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에서도 이미 '램시마IV'가 31.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램시마SC가 출시될 경우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이달 말에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유플라이마'의 FDA 승인도 결정이 날 전망이다.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FDA 승인을 노리고 있는 HLB는 오는 20일께 FDA에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우선심사 지정을 함께 추진해 통상 10개월가량 걸리는 일반심사보다 일정을 앞당겨 내년 1월께까지 승부를 본다는 구상이다. 병용요법을 진행 중인 '캄렐리주맙'을 개발한 항서제약과 손잡고 간암에 대한 리보세라닙의 FDA 허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병용요법 임상 3상에서 환자 전체 생존 기간 중앙값(mOS)이 사상 처음으로 20개월을 넘어 22.1개월을 달성하는 성과를 내놓은 바 있다.
신약 승인을 노렸지만 보완요청서한(CRL)을 받은 GC녹십자의 혈액제제 '알리글로(IVIG-SN 10%)는 재수에 도전한다. 지난해 승인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오창 공장에 대한 현장 실사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결국 지난해 2월 FDA로부터 CRL을 받았다. 하지만 현장 실사가 지난달 오창 공장에 대한 FDA의 실사가 이뤄진 만큼 이르면 하반기 중으로 생물의약품 허가신청(BLA)을 제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마찬가지로 지난달 FDA로부터 CRL을 받은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도 조만간 관련 내용을 점검해 재도전에 나설 전망이다. 회사 측은 "공장 관리에 관련해 CRL을 받았다"며 "허가와 관련된 부분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2021년 3월 첫 허가 신청에 나섰지만 지난해 3월 CRL을 한차례 받았고, 다시 관련 내용을 보완해 10월 FDA에 재수를 신청했지만 또다시 고비를 마신 상태다. 서두를 경우 연내 재신청과 승인도 가능할 전망이지만 최근 차석용 휴젤 회장이 새로 부임한 만큼 전반적인 전략을 재검토해 신중한 결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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