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G 연속 무실점' 최준용, 더 강해진 거인 뒷문

양형석 2023. 5. 15.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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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4일 kt전 1.2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 롯데 2연속 위닝시리즈

[양형석 기자]

▲ 역투하는 롯데 최준용 1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7회 롯데 최준용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롯데가 5월 둘째주에 열린 두 번의 3연전을 모두 위닝시리즈로 가져갔다.

래리 서튼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14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장단 14안타를 때려내며 8-3으로 승리했다. 지난 12일 kt와의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했던 롯데는 13일 5-0 승리에 이어 14일에도 14개의 안타로 8-3으로 승리하며 3위 LG 트윈스에게 승률에서 앞선 단독 2위 자리를 지켰다(19승 11패).

롯데는 1회 2사 1, 2루에서 선제 적시타를 때린 잭 렉스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한동희와 박승욱, 전준우가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댄 스트레일리가 6.1이닝 4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7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따냈고 3명의 투수가 남은 2.2이닝을 책임졌다. 특히 7회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최준용은 1.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올 시즌 9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장수하는 투수가 없었던 롯데의 셋업맨

현대야구에서는 경기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책임지는 마무리 투수만큼 8회 또는 7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해 상대의 추격의지를 꺾으며 승리 확률을 높여주는 셋업맨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물론 노경은(SSG랜더스)이나 김진성(LG)처럼 풍부한 경험을 가진 베테랑 셋업맨들도 필요하지만 뛰어난 구위를 앞세워 상대타자를 힘으로 윽박지르는 젊은 투수들이 셋업맨으로 활약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롯데에서도 불펜에서 준수한 활약을 선보였던 좋은 셋업맨들이 꾸준히 등장했다. 하지만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20개 이상의 홀드를 기록했고 올해도 14일까지 홀드 공동 1위(9개)를 달리고 있는 구승민 정도를 제외하면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장수'했던 셋업맨은 거의 없었다. 롯데가 야구팬들로부터 '불펜이 강한 팀'으로 인정 받았던 시즌이 거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꽤 긴 기간 동안 이명우(부산공고 투수코치)와 강영식(롯데 불펜코치)이라는 두 좌완 투수로 불펜을 꾸렸던 롯데는 5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2017년 박진형(사회복무요원)이라는 젊은 불펜투수를 발굴했다. 박진형은 2017년 후반기 3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17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박진형은 2020년에도 17개의 홀드를 기록하며 홀드 부문 7위에 올랐지만 2021 시즌이 끝난 후 병역의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2018년에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 베어스에서 롯데로 이적한 사이드암 오현택이 '깜짝활약'을 선보였다. 오현택은 롯데 이적 첫 시즌이었던 2018년 리그에서 가장 많은 72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25홀드 3.76의 성적을 올리며 2004년의 임경완(롯데 2군 투수코치) 이후 14년 만에 롯데 유니폼을 입고 홀드왕 타이틀을 따냈다. 하지만 오현택은 2021 시즌이 끝나고 은퇴할 때까지 3년 동안 단 8개의 홀드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2019년에는 베테랑 좌완 고효준(SSG)의 투혼이 빛났던 시즌이었다. 2017 시즌이 끝나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14년 만에 롯데로 컴백한 효준은 2019년 75경기(1위)에 등판해 2승 7패 15홀드(9위) 4.76의 성적을 올리며 허약했던 롯데의 불펜을 지켰다. 하지만 고효준은 2020년 24경기에서 단 하나의 홀드도 올리지 못했고 2021년 LG를 거쳐 현재는 SSG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 늦게 출발했지만 9경기 무실점 행진

경남고 출신의 최준용은 2020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했다. 오원석(SSG)과 이민호(LG), 정해영(KIA 타이거즈), 소형준(kt) 등 이미 프로에서 성과를 올린 뛰어난 투수자원이 많이 배출됐던 그해 1차지명에서 롯데는 부산정보고의 남지민(한화 이글스)과 경남고의 거포유망주 전의산(SSG)을 제치고 최준용을 선택했다. 최준용은 대천중 시절부터 시속 140km의 빠른 공을 던지며 일찌감치 부산지역의 대형 유망주로 주목 받았다.

루키 시즌부터 1군에서 31경기에 등판했던 최준용은 2패 8홀드 4.85의 성적을 기록했다.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13승과 함께 신인왕에 선정된 소형준이나 KIA의 핵심 불펜으로 떠오른 정해영에 비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데뷔시즌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신인왕 자격을 유지하고 있던 최준용은 2021년 44경기에서 4승 2패 1세이브 20홀드 2.85의 뛰어난 성적으로 이의리(KIA)와 신인왕 경쟁을 펼쳤다.

2022년 시즌 초반 부상 당한 김원중 대신 임시 마무리를 맡은 최준용은 4원 한 달 동안 1패 9세이브 1.23의 성적으로 리그 최고 마무리로 손색이 없는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5월부터 흔들리기 시작한 최준용은 시즌 내내 심한 기복을 보인 끝에 3승 4패 14세이브 6홀드 4.06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풀타임 2년차 징크스'라고 하긴 좀 성급하지만 가파르던 최준용의 성장이 멈춘 것은 분명했다.

최준용은 올해도 시범경기에서의 부진(1패 13.50)으로 개막엔트리에서 제외된 채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퓨처스리그 2경기에 등판하며 몸 상태를 점검한 최준용은 4월 21일 1군에 올라왔고 9경기에 등판해 7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피안타율(.333)이나 이닝당 출루허용수(1.57)는 다소 높은 편이고 7이닝 동안 탈삼진도 2개에 불과하지만 9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최준용이 이의리와 신인왕 경쟁을 했던 2021년에는 최준용, 구승민, 김원중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외에는 롯데 불펜에 믿을 만한 투수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 롯데는 김원중과 구승민 외에도 베테랑 김상수와 3년 차 좌완 신예 김진욱, 사이드암 신정락 등 다양한 유형의 불펜 투수들이 대기하고 있다. 여기에 만 21세의 젊은 우완 최준용이 9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롯데 불펜은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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