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경찰 수사도 받는다…코인 수사 3대 포인트는?
지난해 검찰, 가상화폐 지갑 영장 청구
대가성·내부정보 이용·정치자금 유입 여부 수사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가상화폐 투자' 의혹과 관련, 경찰 수사도 받게 됐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김 의원의 가상화폐 투자 의혹 고발 사건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배당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지난 9일 김 의원을 금융실명법 위반, 명예훼손, 사기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서민위는 "인출한 가상화폐를 현금화하지 않고 이체해 투자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금융실명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국민을 기망하며 범죄사실마저 인지하지 못하는 뻔뻔함에 개탄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미 김 의원 수사를 진행 중인 검찰과 별도로, 내부정보 이용과 대가성 여부, 정치자금 사용 등 김 의원에게 제기된 의혹들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화폐 대가성 여부
현재 김 의원의 해명과 재산내역이 맞지 않으면서 본인 돈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한 것이 아닌, 로비로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김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LG디스플레이 주식을 매도해 약 10억원을 가상화폐 투자에 썼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2021년 말 기준 LG디스플레이 주식을 매도하면서 예금 11억1581만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가상화폐에 투자한 10억원이 넘는 돈의 출처가 불분명한 셈이다. 서민위가 "불투명한 자금 흐름이 금융실명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수사를 의뢰한 만큼 경찰은 김 의원의 자금 내역을 들여다볼 것으로 관측된다.
김 의원이 가상화폐·게임 업계에 유리한 법안 발의를 한 행적도 논란의 대상이다. 김 의원은 관련 법 발의 참여 당시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는 같은 당 노웅래 의원이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의 공동 발의자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법안에는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를 2025년 미루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2021년 12월 말 같은 당 전용기 의원이 발의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에도 참여했다. 개정안 내용은 '게임 머니는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가상화폐를 말한다' 등 플레이투언(P2E·돈 버는 게임) 업체에 유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계에서는 가상화폐·게임 업계가 국회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내놓았다. 한국게임학회는 성명을 통해 "P2E 업체가 국회에 로비한다는 소문 무성했다"며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보좌관까지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의원은 해당 업계와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지난 12일 "내 가상화폐 지갑에 들어온 건 예치한 가상화폐의 이자밖에 없다"며 "하늘에서 굴러들어온 돈은 하나도 없고, 공개하면 모든 게 투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정보 이용 여부
김 의원이 가장 의심받는 점은 '내부정보를 이용했는가'다. 그는 전문 가상화폐 투자자처럼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의 저점을 포착해 투자했다. 위메이드 발행 가상화폐 '위믹스'는 2021년 10월부터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위믹스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만 상장돼 있었지만 지난해 1월11일 국내 유통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업비트 상장에 성공했다. 상장 당일 위믹스는 전날 대비 두 배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넷마블이 발행한 가상화폐 '마브렉스'에도 투자한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해 4월21일부터 빗썸에 상장되던 같은 해 5월3일까지 1만9000여개의 마브렉스가 김 의원의 지갑으로 흘러 들어갔다. 4만원대였던 마브렉스는 빗썸 상장과 함께 6만5000원까지 급등했다. 김 의원이 지니고 있던 마브렉스의 가치는 당시 시세 기준으로 약 9억7000만원에 달한다. 다만 위메이드와 넷마블은 김 의원에게 사전정보를 일절 제공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정치자금 유입 여부
검찰은 자금 추적을 통해 김 의원의 정치자금도 들여다볼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7월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검찰에 김 의원의 가상화폐 이상 거래를 통보하고 자료를 보냈다. 이후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김 의원을 입건하고 지갑에 대한 입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다만 법원은 거액의 가상화폐를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영장을 기각했다.
다만 수사기관과 정치권은 해당 혐의를 의심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김 의원의 의혹과 관련해 "범죄와 전혀 무관한데 FIU가 수사기관에 (김 의원의 이상 거래를) 통보했겠나"고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제도적인 문제점이 지적되지만 김 의원이 해명할 때마다 거짓말이 밝혀지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어디까지 연루됐을지 모를 로비 의혹도 제기되고 있으니 수사를 통해 실체를 밝히는 게 우선이다"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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