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포메이션]차량용 반도체 1인자 인피니언

세계 차량용 반도체 1위 회사인 독일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는 네덜란드 NXP, 스위스 ST마이크로와 함께 세계 3대 차량용 반도체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594억달러 규모의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12.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독일 폭스바겐·BMW미니, 프랑스 르노, 미국 GM캐딜락, 일본 닛산, 한국 현대차·제네시스 등 왠만한 글로벌 자동차에는 인피니언의 차량용 반도체가 들어간다.

인피니언이 가진 세계 1위 타이틀은 차량용 반도체 하나만이 아니다. 전력 반도체 분야에서도 독보적 1위다. 전력 반도체(디스크리트 및 모듈) 시장 점유율이 19.7%로 미국 온세미(7.5%), 스위스 ST마이크로(6.6%), 일본 미쓰비시(5.2%) 등 2~4위 사업자 점유율을 모두 합친 것 보다 높다. 사실 전력 반도체라는 것이 전력을 제어하는 역할로 전기차에도 핵심 부품으로 들어가다 보니 인피니언은 전기차가 주류가 되는 미래 자동차시장이 펼쳐 질수록 전력·차량용 반도체 1위 사업자로서 시너지를 낼수밖에 없는 위치다.

실적은 반도체 업계 한파 속에서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인피니언은 2022 회계연도 기준 매출액 142억1800만유로를 기록해 1년 전보다 30% 가량 성장했다. 2023회계연도 2분기(2023년 1~3월) 매출도 41억1900만유로로 1년 전 32억9800만유로 보다 30% 가까이 확대됐다.

차세대 산업을 견인하고 있는 만큼 독일 내에서도 연구개발(R&D)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인피니언은 2022 회계연도 매출의 13%에 해당하는 18억유로를 R&D에 쏟아부었다. 회사가 보유한 특허 건수는 3만1250건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약 1750건의 특허를 신규 등록했다.

인피니언의 뿌리는 지멘스다. 1999년 지멘스의 반도체 부문이 독립하면서 설립됐다. 처음에는 메모리, 비메모리를 모두 하는 종합 반도체기업이었지만 지금은 비메모리 영역인 시스템반도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메모리 사업 비중은 5%에 불과해 급변하는 반도체 경기 사이클을 타지 않는다.

한편 인피니언은 한국과 계속 가까워지고 있다. 인피니언의 매출액 기준 상위 10개 고객사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