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영화 뷰] '거미집'→'화란' 장편만 5편…칸 선택받은 K무비 "경쟁작 없어도 뜨겁다"

류지윤 2023. 5. 15.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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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개막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칸 국제영화제의 76번째 막이 오르는 가운데 올해 장편 5편, 단편 2편이 공식 초청 받았다.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주요 부문을 시상하는 경쟁 부문에 초청받지 못했지만, 다양한 부문에 고루 초청 받으며 한국 영화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먼저 지난해 칸 영화제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의 의기투합한 '거미집'이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25일 상영된다. 송강호는 이 작품으로 '괴물'(2006) 이후 8번째 칸을 찾게 됐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 감독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영화로 김지운 감독의 신작이다.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후 15년 만에 함께 칸으로 향한다.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 장영남도 '거미집'으로 레드 카펫을 밟는다. 이들은 공식 상영 이후 기자회견 일정을 소화한다.


이선균, 주지훈 주연의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액션, 스릴러, 누아르, 판타지, 호러와 같은 장르 영화 중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소수의 작품을 엄선해 상영된다. 지난해에는 '헌트'가 이 부문에 초청 받은 바 있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한 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직전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선균은 2019년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에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를 비롯해 비평가 주간에 초청 받은 '잠'까지 작품 2개가 동시에 칸에 진출하게 됐다.


'잠'이 초청 받은 비평가주간은 프랑스 비평가협회가 주관하며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둔 섹션으로, 전 세계 작품들 중 감독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작품만을 대상으로 선정된다.


'잠'은 유재선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선균과 정유미 역시 칸으로 출국해 공식 일정에 참여한다.


'화란'은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돼 송중기의 데뷔 후 첫 칸 진출작이 됐다.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김창훈 감독 장편 입봉작이다. 홍사빈, 송중기, 김형서(비비)가 주연을 맡았다.


저 예산 작품으로 송중기가 노 개런티로 출연했으며 신예 홍사빈과 김형서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홍상수 감독, 김민희 주연의 '우리의 하루'는 감독 주간 폐막작에 선정됐다. 칸 감독주간은 프랑스 감독 협회가 기존의 칸 영화제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된 영화들을 소개하기 위해 1969년 처음 신설한 부문이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극장전', '다른 나라에서', '그 후' 등 4편으로 경쟁 부문에 올랐던 홍상수 감독은 '우리의 하루'로 총 12번째 칸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는 기록을 세웠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지난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영화제작전원사 제작) 언론시사회에서 연인 사이임을 밝힌 후, 국내 행사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해외 영화제에서는 종종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이번에 함께 관객 앞에 나설지 역시 관전 포인트다.


블랙핑크 제니도 할리우드 시리즈 HBO '더 아이도'로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의 부름을 받고 시사회 및 공식 행사에 참석한다.


'더 아이돌'은 제니가 연기에 처음으로 도전한 작품이라 관심이 높다. '더 아이돌'은 팝 아이돌을 둘러싼 음악 산업 세계와 관계를 다룬 영화로 더 위켄드, 릴리 로즈 뎁, 트로이 시반 등이 출연했다.


전 세계 영화학교 학생들의 단편을 선보이는 라 시네프(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는 한국 작품이 2편 초청됐다. 출품작 2000여 편 중 선정된 초청작 16편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서정미 감독의 '이씨 가문의 형제들', 한국영화아카데미 황혜인 감독의 '홀'이 진출했다.


에스파는 작품이 아닌, 칸 국제영화제의 공식 후원사 쇼파드의 글로벌 앰버서더 자격으로 참석한다. 이는 케이팝 그룹 최초다.


세계 3대 영화제라 불리는 칸 국제영화제에 한국 영화가 한 편만 진출해도 '쾌거'라 불리던 일은 과거가 됐다. 다양한 부문에서 한국 영화 및 스타들이 초청된 현재가 한국 영화의 달라진 위상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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