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공매도]②공매도 거래대금과 주가 하락폭 비례하진 않아
악재 발생한 종목에 공매도 몰리면 낙폭 가중 경향
편집자주 - 금융위원회는 2020년 3월16일 코로나19 사태발 주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코스피·코스닥 전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했다. 시장이 안정을 찾자 2021년 5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에 편입된 대형주 350개 종목의 공매도만 허용했다. 부분 재개 이후 2년여의 시간이 흐르면서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전면 재개 뜻을 내비쳤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도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공매도 전면 재개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다. 당국은 개인 투자자의 거센 반발에 한발짝 물러섰지만 공매도 전면 재개 의지는 여전히 강해 논란은 언제든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공매도 거래대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만만치 않아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과 불신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이끈다고 본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1분기 공매도 거래대금이 많았던 종목과 주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런 인식과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공매도 거래대금이 많다고 무조건 큰 폭의 주가 하락이 나타나는 건 아니다. 다만 공매도 거래대금이 많은 상황에서 악재가 발생하면 낙폭이 더 커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기관·외국인의 공매도 거래대금 총합이 많은 종목은 삼성전자(6조6057억원)·LG에너지솔루션(5조7689억원)·SK하이닉스(3조7555억원)·에코프로비엠(3조5791억원)·LG화학(3조2275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공매도 거래대금 총액의 크기와 주가 하락폭이 반드시 일치하진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는 5만5300원에 거래돼 연초 대비 29.64% 하락했다. 공매도 거래대금 총액 순위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같은 기간 13.76% 내렸다. 41.63%로 가장 많이 내린 하이닉스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세번째로 많았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22.34% 내렸는데, 에코프로비엠과 공매도 거래대금 액수 비슷한 LG화학은 한 해 동안 2.91% 하락하는 데 그쳤다.
다만 악재로 주가가 떨어질 때 공매도 거래대금이 많으면 하락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성이 나타났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은 '반도체 한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1조70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2년 3분기 이후 10년 만의 적자였다. 삼성전자도 4분기 영업이익이 4조30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95% 감소했다. 반도체 바닥론에 실적 반등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오르기도 했지만, 연중 주가 추이를 보면 다른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 종목보다 더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했다.
아울러 올해 1분기 공매도 거래대금과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공매도 거래대금 액수가 많다고 주가 상승폭이 제한되는 것도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공매도 거래대금이 많더라도 주가 상승 또는 급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이끄는 것이 아닌, 악재 발생 때 하락세를 가속하는 역할이 더 큰 것으로 해석된다.
1분기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2조3725억원으로 파악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가장 많은 총액을 기록했다. 이처럼 가장 많은 공매도 거래대금에도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1분기 동안 139.83% 치솟았다. 이차전지주에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진 덕이다. 지난해 공매도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삼성전자가 당시 1분기에 1조6667억원을 기록했고 주가가 11.45%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공매도 거래대금이 훨씬 많았지만 주가는 오히려 수직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이차전지주인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의 공매도 거래대금도 각각 1조4038억원, 1조124억원을 기록해 2번째와 5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 종목의 주가는 1분기 동안 각각 30.94%, 42.30% 급등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최상위 종목이면서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매도 거래대금 순위가 높았지만 두 종목 주가는 상승했다. 이는 1분기 실적이 바닥을 찍고 앞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호재로 작용해 투자자의 관심이 쏠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는 3번째로 많은 1조3744억원이라는 공매도 거래대금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15.32%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4번째로 많은 공매도 거래대금 1조1050억원에도 17.04% 올랐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면 공매도가 늘어나게 되는데 악재가 많을수록 주가가 더 많이 하락하기 때문에 공매도도 더 많이 늘어나게 된다"라며 "공매도가 증가하는 것은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고 하락 압력을 더 키우는 경향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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