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선, 에르도안 득표율 50%선 무너져…28일 결선투표 가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공화인민당(CHP)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14일(현지시간) 대선 개표 막판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개표 초반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와 두 자릿수 이상 격차를 벌리며 앞서나갔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득표율이 낮아져 50%대 밑으로 내려왔다.
이날 오후 11시 아나돌루 통신과 국영 TRT 방송 등에 따르면 대선 개표율이 89%를 기록한 상황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49.9%의 득표율로 44.3%의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를 5.6%포인트 차로 앞섰다.
개표 초반 56%에 달했던 에르도안 대통령의 득표율은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50%대 선이 무너졌다.
반면 초반 37%에 그쳤던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득표율은 꾸준히 상승해 45%에 근접했다.
앙카 통신은 개표율 76% 기준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득표율이 각각 48%, 46%로 두 후보의 격차가 2%포인트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야당은 개표 중반부터 관영 아나돌루 통신의 개표 보도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자신들이 승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HP 소속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은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이 야당이 우세한 도시 지역에서 의도적으로 개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개표를 지연시킴으로써 초반 상황을 유리하게 보이려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만수르 야바시 앙카라 시장은 개표 중반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47.4%의 득표율로 46.8%의 에르도안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AKP는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결과는 투명하게 공개되고 방송된다"며 "결과가 조작됐다는 것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우리는 결과를 조작하지 않는다"며 "누구도 비공식 결과를 섣불리 발표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후보들도 직접 나서 신경전을 펼쳤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결과를 성급하게 발표하는 것은 국민의 의지를 도둑질하는 것"이라며 "투표함을 모두 개봉한 뒤에야 결과를 공식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우리는 오늘 밤 잠을 자지 않을 것"이라며 선거를 주관하는 최고선거위원회(YSK)에 대해 모든 지역의 개표 결과를 반영하라고 경고했다.
이날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오는 28일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득표율 격차가 박빙이고, 서로 승리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자칫 불복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대선과 함께 실시된 총선에선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 연합이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표율 83% 상황에서 AKP가 주도하는 인민연합의 득표율은 50.5%로 예상 의석수는 326석이고, CHP가 주도하는 국민연합의 득표율은 34.6%로 예상 의석수는 214석이다. 튀르키예 의회 전체 의석수는 600석이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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