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스타] FA 미아 위기가 만원 관중 환호로, 울컥한 한현희의 뒤엔 '지옥훈련' 은사 있었다

윤승재 2023. 5. 1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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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한현희의 훈련을 돕고 있는 김현욱 롯데 컨디셔닝파트 코치(왼쪽). 롯데 제공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한 순간. 길었던 부진의 늪에서 벗어난 선수도 기뻤지만, 더 기뻐했던 사람이 있었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한현희(30·롯데 자이언츠)에게 김현욱(53) 컨디셔닝 코치가 다가가 환한 미소로 하이파이브를 건넸다. 

한현희는 지난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져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5–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초의 부진을 씻어내는 완벽투였다. 한현희는 이전 5경기에서 2승(2패)을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은 7.17에 달할 정도로 내용은 좋지 않았다. 한현희는 이날 6이닝을 소화하면서 올 시즌 가장 긴 이닝을 던졌고, 무실점으로 첫 퀄리티스타트까지 기록했다. 

한현희는 “김현욱 코치님 덕분”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지난주 우천취소 경기가 많아지면서 등판이 미뤄졌는데, 비 오는 날에도 빼먹지 않고 코치님과 러닝 훈련을 소화했다. 덕분에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내 폼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한현희와 김현욱 코치. 롯데 제공


김현욱 코치는 스프링캠프부터 한현희를 ‘전담마크’ 한 바 있다. 특히 김 코치는 ‘지옥훈련’을 시키는 것으로 유명한데, 한현희는 캠프 때부터 시즌이 한창인 지금까지 잘 버텨내며 구슬땀을 흘려왔다. 한현희는 “대충 (훈련)하면 코치님께 혼난다”라면서도 “힘들지만 내가 해야 할 훈련”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대충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한현희는 올 시즌 자체가 불투명했다.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와 새 팀을 찾았지만 여의치 않았고, 오히려 미아가 될 위기에 처했다. 그때 롯데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FA 시장에서 냉정한 평가를 받은 한현희는 반드시 롯데에서 성공해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다짐으로 새 시즌을 준비했다. 한현희가 비시즌 9kg나 체중을 감량하고 김현욱 코치의 강훈련을 묵묵히 견뎌낸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롯데 한현희. 롯데 제공


그렇게 한현희는 5월 제 기량을 되찾으며 부활에 성공했다. 김현욱 코치도 한현희의 부활에 진심으로 기뻐했다. 한현희는 "(그동안의 부진에) 나도 그랬지만 김현욱 코치님이 엄청나게 마음고생 하셨을 것 같다. (마운드에서 내려오니) 코치님이 ‘오랜만에 정말 좋았다’고 칭찬해주셨다"라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이날 수원구장을 가득 메운 롯데 팬들도 한현희의 이름을 연호하며 그의 반등을 축하했다. 한현희는 “그동안 부진해서 이런 환호를 듣는 게 (롯데 이적 후) 처음이라 소름이 돋았다. 울컥했다”고 회상했다. FA 미아 위기를 만원 관중의 환호로 바꿔 놓은 한현희는 명예 회복을 위한 집념을 보여줬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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