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시다 ‘윤 대통령’ 20여 번 언급…“한국 지방도시 가고 싶다” [기시다·홍석현 특별대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특별대담은 지난 11일 오후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 나가타초(永田町)에 있는 총리공저(公邸)에서 45분간 진행됐다. 공저는 총리의 집무 공간인 총리관저 바로 옆에 있는 주거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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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대통령에 여행지 추천받고 싶어”
“아내, 한국 드라마 팬” 친밀감 표시
총리 거주하는 ‘공저’서 대담 진행
기시다, 일정까지 미뤄가며 열의
」
1929년에 준공된 옛 관저 건물을 개축해 2005년부터 사용하고 있다. 대담이 진행된 공저 1층의 대형 홀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등 외국 정상들이 방문했을 때 총리 주최 만찬이 열렸던 장소다. 총리실 관계자는 “외부 인사와의 면담이나 회담은 대부분 집무동인 관저에서 이뤄지나, 한·일 관계가 계속 미래 지향적인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원하고 한국의 대표 언론과의 대담이란 점을 고려해 장소를 특별히 아늑한 분위기의 공저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로 기시다 총리가 참석한 아카사카교엔(赤坂御苑)의 원유회 행사가 지연되면서 대담 시작이 예정보다 늦어졌지만 기시다 총리는 다음 일정을 뒤로 미루면서까지 대담에 의욕을 보였다. 먼저 도착한 홍 회장이 기시다 총리를 맞아 “바쁜 가운데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네자 기시다 총리는 “회장님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대담은 순차통역으로 인한 시간 지연을 줄이기 위해 이례적으로 동시통역으로 진행됐다. 양국의 미래를 보다 넓고 깊게 충분히 논의해 보자는 일본 총리실의 제안이었다.
대담 도중 기시다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을 스무 번 안팎이나 언급하며 친밀함을 드러냈다. 한국 음식 대목에서도, 한국 여행 주제에서도 “윤 대통령”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윤 대통령과 마음이 통하는 것 같다”는 홍 회장에게 기시다 총리는 “이번 방한에서 윤 대통령과 아주 기분 좋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의 개인적 신뢰 관계와 우정도 자주 거론했다.
그는 평소 한국에 대한 생각도 솔직하게 밝혔다. “최근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와 문화콘텐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혹시 시청한 드라마가 있느냐”는 질문엔 “제 아내(유코 여사)는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가 여러 편 있고,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보고 있다고 알고 있다”면서 “일본에서 한국 문화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걸 강하게 느끼고 있고, 이는 아주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했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묻자 “한국의 식문화가 아주 다채롭고 맛있는 요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본에서도 (한국 요리가) 아주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방한 때 윤 대통령 관저에서 먹은 음식 가운데 불고기와 지지미(전)가 아주 맛있어 인상에 남았다”고도 했다. 또 “가족들과 함께 한국 여행을 한다면 가고 싶은 곳이 어디냐”는 질문에는 “한국에 여러 차례 갔지만, 지방 도시는 가 보지 못했다”면서 “서울 이외의 곳도 꼭 방문해 보고 싶기 때문에 다음에 윤 대통령을 만나게 되면 어디를 가면 좋을지 여쭤보고 추천받고 싶다”고 말했다.
대담 현장에는 총리실 시마다 다카시(嶋田隆) 수석비서관과 시카타 노리유키(四方敬之) 내각홍보관, 오노 히카리코(小野日子) 외무성 보도관 등 핵심 간부 10여 명이 배석했다. 일본 언론들도 공저 앞에 모여 질문을 하며 대담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별취재팀=김현기 순회특파원 겸 도쿄총국장, 서승욱 논설위원, 이영희·김현예 도쿄특파원, 김상진·전민규 기자 kim.hyun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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