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돌아오거나 불명예 낙마… 재계 총수들 ‘진퇴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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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총수들이 잇따라 복귀한다.
이 회장이 그룹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OCI 오너가(家)의 3세 경영이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법원에서 배임 혐의가 확정된 뒤에도 경영 복귀를 시도했지만 끝내 무산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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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력 강화·경영권 확보 목적도
주식 논란에 최근 연일 사퇴·구속
재계 총수들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총수들이 잇따라 복귀한다. 3세 경영을 다지기 위한 행보도 엿보인다. 일부 총수들은 불명예스럽게 퇴진의 길을 밟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동국제강 임시 주주총회에서 장세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장 회장은 다음 달 1일로 신설되는 동국홀딩스 회장에 취임한다. 지난 2015년 횡령 배임으로 처벌받으면서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지 8년여 만이다. 장 회장은 고(故) 장상태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3세 경영인이다. 2018년 4월 가석방으로 나왔지만, ‘5년간 취업 제한’ 규정에 따라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없었다.
장 회장은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과 함께 동국홀딩스를 이끈다. 동국제강은 “동국홀딩스는 장 회장, 장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한다. 철강과 소재 부품 장비(소부장)의 시너지 사업을 발굴하고, 정보기술(IT)과 물류 등 그룹 연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OCI는 지난 2일 지주사인 OCI홀딩스 출범과 동시에 이우현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OCI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지 5년여 만에 회장에 올랐다. 회사 입사 이후로 보면 약 18년 만이다. 이 회장은 창업주인 고(故) 이회림 초대 회장의 손자이자 고 이수영 회장의 장남이다. 이 회장이 그룹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OCI 오너가(家)의 3세 경영이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그룹 계열사 이사회 공동 의장에 선임되면서 경영 현장에 돌아왔다. 2021년 3월 은퇴를 선언하면서 물러난 지 2년여 만이다.
복귀를 선택한 총수들은 ‘지속성장’ ‘위기 타개’ 등을 이유를 내세운다. 장 회장은 등기임원 복귀에 대해 “경험과 지혜를 마지막으로 쏟아부어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도 “위기와 기회는 함께 온다. 최상의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
지배력 강화와 안정적 경영권 확보라는 목적도 있다. 동국제강과 OCI는 회장 선임과 함께 지주사를 출범했다. 셀트리온은 3개 계열사(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세 회사가 합병되면 ‘서 회장-셀트리온홀딩스-셀트리온’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하게 된다.
이와 달리 불명예스럽게 퇴진한 총수들도 있다. 이달 초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무보수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대법원에서 배임 혐의가 확정된 뒤에도 경영 복귀를 시도했지만 끝내 무산된 데 따른 것이다. 오는 2025년까지 취업 제한에 걸려 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못한다. 장남인 박준경 금호석화 사장의 3세 경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결정으로도 보인다.
주식 고가 매도 논란을 빚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사퇴했다. 올해 처음 대기업으로 지정돼 총수가 된 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은 구속됐다. 회사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하고 11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지난 11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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