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2035] 김남국의 코인, 그 끝은 어디일까
2019년 4월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이 후보자의 ‘억대 주식 보유’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당시 이 후보자와 배우자 오충진 변호사는 총자산의 70%가 넘는 35억원을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야당이던 자유한국당은 두 사람이 판사를 지냈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사법부 고위 법관이 5000여건이 넘는 주식거래를 한 사실 자체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 만약 관련 기업 재판까지 담당했다면 참으로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취지였다.
청문회 과정에서 “주로 점심시간에 주식을 거래했다”던 오 변호사가 판사 재직 시절 근무시간에도 빈번하게 주식거래를 한 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야당은 “판사는 부업이고 재판은 뒷전이냐”고 꼬집었다. 이 후보자는 “재산은 전적으로 남편이 관리했다”면서도 “소유 중인 주식 전부를 매각했고, 배우자 소유 주식도 조건 없이 처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남편인 오 변호사는 야당에 공개 토론까지 제안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오 변호사는 당시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다. “그냥 강남에 괜찮은 아파트나 한 채 사서 35억원 짜리 하나 가지고 있었으면 이렇게 욕먹을 일이 아니었을 텐데, 후회가 막심하다.” 한국당은 이 발언 직후 부패방지법·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 후보자 부부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 후보자 부부는 어떻게 됐을까. 야당의 강한 반대 속에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지만 이 후보자는 결국 헌법재판관에 임명됐다. 검찰은 이듬해인 2020년 야당의 고발건을 무혐의 처분했다. 불법은 없었지만, 도덕성 논란은 시사점으로 남았다.
‘억대 코인투자 논란’으로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이 14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김 의원은 여러 차례 “하늘에서 떨어진 돈, 굴러 들어온 돈은 하나도 없다. 명확하게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논란 초기엔 금융권에서도 “액수가 좀 클 뿐 일반 코인 투자자들의 투자행태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김 의원의 오락가락 해명에 이어 의정활동 중 빈번한 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커졌다. “공개하면 모든 게 투명해질 것”이라고 했지만, 여전히 김 의원은 전체 거래 내역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지율 하락에 당내에서도 “엄중 징계” 요구가 커지고 있었다.
고위공직자의 투자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나. 매년 하는 고위공직자 재산공개를 보면 억대 주식을 보유한 국회의원이 적지 않다. 삼성전자 같은 ‘국민주식’부터, 비상장주식만 골라서 가진 이들도 있다. 민주당은 이미선 후보자 논란 당시 “자본주의 국가에서 부동산 투기는 나쁜 것이지만 주식투자는 권장해야 한다”며 강경 엄호했다. ‘코인 논란’에는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하다.
성지원 정치부 기자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 나이 55세, 아직 괜찮아"…3만5000명 '떼창’ 이끈 ‘가왕’ 조용필 | 중앙일보
- 수차례 넘어진 '수상한 오토바이 맨'…세워주자 밀치며 한 말 | 중앙일보
- 강남 그 방엔 벽돌 가득했다…어느 모녀의 ‘극악무도 범죄’ | 중앙일보
- '킴 카다시안' 닮고 싶던 모델...엉덩이 시술 뒤 사망, 무슨일 | 중앙일보
- 폭설 갇힌 韓관광객 9명에 침실 내준 美부부…한국 온 까닭 | 중앙일보
- 여학생 기숙사 문 앞 노란 텐트...강원 고교에 무슨 일? | 중앙일보
- [단독] 이재명 경기도가 추진한 '북한군 묘 관리'…김동연이 폐기 | 중앙일보
- 국악 전공한 30대 트로트 가수 숨진채 발견…현장서 유서 발견 | 중앙일보
- 가속 페달 살짝 밟아도 '우르릉'…일자 눈썹 쏘나타 직접 타보니 | 중앙일보
- "내 전화 안받아 무죄" 판사에 통했던 스토커 수법, 반전 시작됐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