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극초음속 미사일 굴욕…“우크라 패트리엇 때리려다 격추”
러시아가 극초음속 미사일로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미국산 지대공 방공체계 패트리엇(PAC)을 파괴하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도리어 요격당했다고 CNN 방송이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6일 미콜라 올레슈추크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관이 러시아가 쏜 킨잘을 패트리엇으로 격추했다고 주장했는데, 미국 정부가 이것이 사실이라고 확인해 준 것이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4일 자국산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Kh-47)’을 발사해 우크라이나에 있던 패트리엇 미사일 방공체계를 타격하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도리어 우크라이나군의 패트리엇 미사일에 킨잘이 요격당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CNN에 “당시 킨잘을 격추하기 위해 패트리엇 미사일 여러 발이 다양한 각도에서 발사됐다”며 “패트리엇을 들여온 지 몇 주도 되지 않아 우크라이나가 사용법을 능숙하게 익히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이 들어온 것은 한 달이 채 되지 않는다. 지난달 19일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아름다운 우크라이나 하늘은 패트리엇 방공체계가 도착한 덕에 더욱 안전해졌다”며 관련 사진과 함께 패트리엇의 첫 인도 사실을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65명의 방공 부대원을 미국에 보내 패트리엇 운용 및 유지 보수를 위한 훈련을 받게 했다. 부대원들은 패트리엇 사용법을 표준 훈련 기간인 1년보다 짧은 몇 개월 만에 속성으로 숙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도착한 패트리엇이 어떤 나라에서 몇 대가 제공됐는지 구체적 지원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CNN은 “우크라이나는 미국에서 하나, 독일에서 하나를 받아 최소 2개의 패트리엇 체계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킨잘 격추가 사실이라면 러시아로선 큰 굴욕을 맛본 셈이다. 킨잘은 전투기에 실려 공중에서 발사된 뒤 음속의 5배 이상으로 날아가 표적을 때리는 순항미사일이다. 최대 비행 속도가 시속 1만2240㎞, 사거리는 3000㎞에 달한다.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고 방공 레이더를 교란해 요격을 어렵게 하는 기능도 갖췄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극초음속 미사일을 세계 최초로 실전에 사용했다고 자부해왔다. 최근엔 우크라이나에 인도된 패트리엇이 러시아군의 표적이 될 것이라며 킨잘을 비롯한 미사일 공격을 예고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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