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 Collection] 찌그러짐, 스크래치도 소중한 여행의 추억…
1898년 독일 쾰른에서 시작된 프리미엄 수트케이스(여행 가방) 브랜드 리모와는 120여년이 넘게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본체에 기다랗게 파인 홈(그루브) 여러 개가 있는 수트케이스는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리모와의 상징이 됐다.
리모와가 처음으로 선보인 알루미늄 수트케이스는 가벼울 뿐 아니라 고온, 외부 충격에도 끄떡없는 내구성이 돋보인다. 이 가방은 영화감독, 사진작가 등 예술가의 눈에 먼저 띄었다. 부서지기 쉬운 고가 촬영 장비를 가지고 여행을 떠나야 하는 이들에게 견고한 가방은 필수였다. 세계 곳곳을 누비는 예술가들이 리모와 제품을 즐겨 쓰면서 일찌감치 프리미엄 수트케이스 반열에 올랐다.
상처 난 여행 가방이 내 삶을 이야기한다
리모와는 이 감성을 놓치지 않았다. ‘A Lifetime of Memories(라이프 타임 오브 메모리즈)’라는 새 캠페인을 통해 여행객들이 켜켜이 쌓아 올린 추억을 기념하기로 했다. 여러 럭셔리 브랜드와 호흡을 맞춰온 영국 출신 펜 오밀리 감독이 네 편의 영상을 만들었다. 이야기는 한 장소에서 다음 목적지를 향해 각각 이동하는 네 사람의 여정을 쫓는 데서 시작된다. 이제껏 들어본 적 없는 음악을 찾아 떠난 DJ, 완벽한 맛을 찾는 미식가 커플, 다음 전시를 위해 이동하는 아티스트. 이들 옆에는 평생의 추억이 깃든 여행 가방이 함께한다.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표면에 상처만 늘어났을 뿐, 여전히 단단하고 부드럽게 움직이는 가방 바퀴에 여행객들은 특별함을 느낀다. 가방의 스크래치도 삶의 소중한 기록임을 깨닫는다. 캠페인 영상은 평생 여행 동반자로서 리모와가 지닌 가치에 주목하면서 막을 내린다.
리모와는 예술적인 캠페인으로 유명하다. 작가와의 협업으로 가방을 만들기도 하고, 가방을 주재료로 예술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이를 통해 120년 넘게 이어온 혁신과 장인 정신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사람들에게 삶의 소중한 기억을 선물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시간의 흐름을 견뎌낸 견고한 제품이 있음을 강조한다.
지속가능성은 럭셔리의 핵심 가치
‘리크래프티드(Re-crafted, 다시 손보다)’ 프로그램도 있다. 지정된 매장에 리모와 가방을 가져가면 진품 여부를 확인한 후 리퍼브(refurbish, 다시 고쳐 쓰다) 할지, 재활용할지 결정한다. 쓰던 제품을 지정된 매장에 가지고 오면 새 제품을 구매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바우처도 준다. ‘리크래프티드’는 여행 가방에 평생의 추억을 쌓을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라고 리모와 측은 설명한다.
최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앞다퉈 럭셔리 가치를 재정립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고가의 멋지고 예쁜 제품에서 나아가 명품의 재사용, 자원 선순환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리미엄 여행 가방의 무한 확장
리모와는 지속적인 소재 혁신을 통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00년에는 업계 최초로 경호용 방탄유리에 들어갈 만큼 충격에 강하고 가벼운 폴리카보네이트 소재 가방을 내놨다. 세계 최대 명품 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에 합병된 이후엔 여행 가방뿐 아니라 백팩, 토트백 등 일상용 가방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리모와 상징인 그루브(홈) 패턴은 살리되 가죽끈을 더해서 만든 가벼운 크로스 바디 백 ‘퍼스널(Personal)’이 대표적 예다. 세계 곳곳을 누비는 이들에게 든든한 평생 여행 동반자가 되기 위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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