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되는 집안 롯데, 스트레일리도 첫승
‘위기의 남자’ 댄 스트레일리(35·미국)까지 살아났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돌풍이 ‘봄바람’에 그치지 않을 듯한 기세다.
스트레일리는 14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6과 3분의1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했다. 롯데는 스트레일리의 호투를 앞세워 8-3으로 완승을 거뒀다. 2연승을 달린 롯데(19승 11패)는 2위를 굳게 지켰다.
나무랄 데 없는 투구였다. KT는 스트레일리의 구위에 눌려 6회까지 득점은커녕 3루도 밟지 못했다. 6회까지 98개를 던진 스트레일리는 7회 말 1사 이후 정준영에게 안타를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수원구장을 찾은 3루 쪽 원정 관중석에선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스트레일리는 모자를 벗어 롯데 팬들에게 인사했다.
스트레일리는 롯데 입단 첫해인 2020년 15승(4패, 평균자책점 2.60)을 따냈다. 2021년에도 10승을 올렸다. 이듬해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했던 스트레일리는 이렇다 할 결과를 얻지 못하자 부산으로 돌아왔다. 2년 계약을 맺은 스트레일리는 지난해 11경기에 나와 4승 2패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했다. 올해도 롯데의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4월까지 다섯 차례 선발로 나서는 동안 1승도 거두지 못했다. 5회를 넘기지 못한 것도 세 번이나 됐다. 롯데가 9연승을 달릴 때도 스트레일리는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좌완 찰리 반즈까지 주춤하는 바람에 롯데 구원투수들의 부담이 커졌다. 외인 투수 교체설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스트레일리는 지난 9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6이닝 2실점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스트레일리가 무대 뒤에서 코치들과 함께 많이 노력했다. 그 노력이 결과로 나왔다. 날카로운 제구를 보여준다면 다음 등판도 성공할 것”이라 예언했다. 그리고 스트레일리는 닷새 만에 나선 KT전에서 마침내 첫 승을 따냈다.
스트레일리가 살아나면서 롯데도 힘을 얻었다. 또다른 외국인 투수 반즈도 최근 3경기에서 2승을 따냈다. 5월만 되면 추락했던 여느 해와 달리 중반까지 순위 다툼을 이어갈 기세다.
고척돔에선 NC 다이노스가 키움 히어로즈를 6-4로 물리쳤다. 2연패에서 벗어난 NC는 4위를 유지했다. NC 선발 에릭 페디가 6이닝 2실점하고 시즌 6승(1패)째를 따냈다. 페디는 올 시즌 명실상부한 KBO리그 최고 투수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1.26) 모두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탈삼진도 키움 안우진(66개)에 이은 2위(63개)다. 트리플크라운 가능성도 충분하다.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꾸준히 선발로 활약했던 페디는 FA 자격을 얻었지만, 한국 행을 택했다. 최고 시속 154㎞의 스피드를 앞세워 타자들을 압도하는 스타일이다. 페디의 강점은 ‘무브먼트’다. 똑바로 날아가는 공이 거의 없다. 투심 패스트볼의 움직임이 좋고, 최근 MLB에서 유행하는 변형 슬라이더 ‘스위퍼’도 구사한다. 스위퍼는 횡으로 크게 변하는 구종이다. ‘땅꾼’으로 불리는 언더핸드 투수 고영표(KT)보다도 땅볼 유도율이 높다.
LG 트윈스는 삼성 라이온즈에 8-5로 역전승을 거뒀다. 박동원은 3회 초 3-3 동점을 만드는 투런포를 터트리며 홈런 단독 1위(9개)로 올라섰다. 9회에도 2타점 쐐기타를 터트리며 5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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