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재건축 투자 괜찮을까 [김경민의 부동산NOW]
‘서부권 대표 학군지’.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에 붙는 별칭이다. 오랜 기간 재건축이 답보 상태에 빠졌지만 최근 주요 단지마다 안전진단을 속속 통과하면서 재건축이 속도를 내는 중이다.
목동 신시가지 1~14단지 역사부터 짚어보자. 1985~1988년 사이 지어진 총 2만6635가구 대단지로 14개 단지가 모두 재건축 가능 연한(30년)을 넘겼다. 학군이 좋아 대치동, 중계동과 함께 서울 3대 학군으로 꼽힌다. 입지도 괜찮다. 목동에는 대규모 녹지지대가 조성된 데다 단지 주변에는 지하철 5호선 목동역·오목교역·신정역, 2호선 신정네거리역·양천구청역 등이 지난다. 서울 내에서도 강남 다음으로 학군·교통·주거환경이 빼어난 곳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단지 대부분 대지지분이 높다는 점도 호재다. 대지지분은 아파트 소유주가 가진 실제 땅의 가치다. 목동 신시가지1~14단지는 저층(5층), 중고층(15층 또는 20층) 아파트가 섞여 있는데도 대지면적이 공급면적의 80%를 넘는다. 용적률도 110~140%대로 낮은 편이다. 3종 주거지역은 재건축을 진행하면서 용적률을 250%까지 확보할 수 있어 공간을 2배 이상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
마침 지난 2월 정부가 택지 조성 사업 완료 후 20년이 넘은 100만㎡ 이상의 노후계획도시를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해 체계적 정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업 진행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열렸다. 목동·신정동·신월동 일대가 대상지로 지정된 상태다. 특별정비구역에서는 안전진단 규제가 완화 혹은 면제되고 종 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2종 일반주거지역을 3종 일반주거지역이나 준주거지역 수준으로 상향하면 용적률이 300%까지 높아지고, 역세권 등 일부 지역은 최대 500%를 적용해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다.
단지별로 보면 목동 신시가지 1단지는 지하철 9호선 신목동역 역세권이라는 점이 매력요인이다. 안양천길, 서부간선도로, 올림픽대로에 접근하기도 편리하다. 2단지는 주변 학군이 잘 갖춰진 편이다. 초등학생 자녀는 월촌초에 배정받는다. 월촌중, 신목중, 한가람고, 양정중·고, 진명여고 등이 단지에서 가깝고 학원가와 인접해 있어 어린 자녀를 둔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다. 5단지는 용적률(116.7%)이 신시가지 14개 단지 가운데 가장 낮고,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29.2평)은 가장 크다. 7단지는 목동 신시가지 일대 대장 단지다. 목동 번화가인 목동오거리를 끼고 있고 5호선 목동역과 접해 있다. 총 2550가구 규모로 14개 단지 가운데 가장 큰데 용적률은 여전히 120%대다. 단지 내 초등학교 두 곳, 중학교 한 곳을 품고 있다. 701~715동까지는 목운초, 716~734동은 서정초에 진학한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투자 기대가 커졌지만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발표한 ‘목동 재건축 심층분석’ 부동산 보고서를 통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실거주 계획이 없다면 접근이 어렵다”면서 “아직 정비구역 지정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 재건축 프리미엄 효과도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목동 신시가지단지는 아직 사업 초기 단계로 분담금, 비용 등 사업변수가 많아 신중할 필요가 있다. 초기 단계의 작은 속도 차이가 재건축 완료 시점에는 큰 시차를 만들 수 있어 단지별 사업 진행 속도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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