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잇감 찾으려다" 세계 최고령 야생 사자의 슬픈 최후

김현정 2023. 5. 1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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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령으로 추정되는 19살 야생 수컷 사자가 먹잇감을 찾으려고 마을에 침입했다가 주민들이 던진 창에 맞아 사살됐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케냐 남부 암보셀리 국립공원 인근에 있는 올케루니에트 마을에 들어가 가축을 잡아먹은 야생 사자 한 마리가 가축 주인 손에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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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 침입해 가축 잡아먹었다가 사살
가뭄 탓에 야생에서 먹이 구하기 힘들어져

세계 최고령으로 추정되는 19살 야생 수컷 사자가 먹잇감을 찾으려고 마을에 침입했다가 주민들이 던진 창에 맞아 사살됐다.

'세계 최고령 야생 사자'로 알려진 룬키토의 생전 모습[이미지출처='사자 수호자들' 페이스북]

13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케냐 남부 암보셀리 국립공원 인근에 있는 올케루니에트 마을에 들어가 가축을 잡아먹은 야생 사자 한 마리가 가축 주인 손에 목숨을 잃었다.

숨진 사자는 '룬키토'라는 이름의 19살 수컷인데, 야생 사자의 평균 수명은 10~15년 정도라 룬키토는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야생 사자로 여겨졌다. 동물원에서 사육하는 사자는 수명이 더 길어 평균 16~20년 정도다.

케냐 야생동물 보호국 대변인 폴 지나로는 "룬키토가 케냐에서 제일 나이가 많은지 정확히 확인할 순 없지만 무척 늙고 허약한 건 맞다"며 "이 사자는 먹이를 찾기 위해 마을을 방황했다"고 말했다.

암보셀리 국립공원에서 사자 개체 수를 보존하기 위해 힘쓰는 야생동물 보호단체 '사자 수호자들(Lion Guardians)'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룬키토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사자는 식량 공급원이 줄어들면 먹이를 찾기 위해 때로는 보호 구역을 벗어나 멀리까지 향하기도 하는데, 이로 인해 사자가 가축을 잡아먹으면 인간들과 갈등을 빚게 된다. 마을 주민들은 자신들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종종 사자를 죽이기도 한다.

'사자 수호자들'은 "룬키토는 불행하게도 이러한 역학 관계에 희생됐다"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 단체는 "회복력과 공존의 상징인 룬키토의 죽음은 케냐 국민과 사자 모두에게 슬픈 일"이라고 덧붙였다.

케냐는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사자 수호자들'에 따르면 가뭄이 심해질수록 인간과 사자의 갈등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사자는 야생에서 먹이를 사냥하기가 더 어려워진 탓에 민가로 내려가 가축을 잡아먹게 되고, 가축 소유자는 너무 많은 동물을 잃은 후 사자에 대해 경계심과 복수심을 품게 되기 때문이다.

야생동물 보호론자 폴라 카훔부는 BBC에 "국가가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사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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