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 만족도 최저, 교원 대상 성범죄는 증가…우울한 스승의날
이가람, 최민지 2023. 5. 14. 17:28
제42회 스승의 날을 맞아 코로나19 이후 3년만에 정부 차원의 대규모 기념 행사가 열린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교권 침해가 잇따르면서 교직 만족도가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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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만족도 역대 최저, “추락하는 교권침해 때문”
14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67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스승의 날 기념 교원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직 생활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23.6%에 그쳤다. 교총이 설문조사를 처음 시작한 2006년 당시 만족도는 67.8%였지만 해마다 떨어져 올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20%만 ‘그렇다’고 답했다.
교원단체는 이처럼 교직 만족도가 떨어진 배경에는 교권 추락이 있다고 설명한다. 조성철 교총 대변인은 “수업 방해 등 학생 문제 행동을 제지할 방법이 없고, 괜히 적극 지도했다가 무차별적인 항의와 아동학대 신고만 당하는 무기력한 교권이 교원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응답자들은 교직 생활 중 가장 어려운 점이 ‘문제행동·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30.4%)라고 답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전국 교원 105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중 91.4%가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들로부터 수업권을 보장할 권한과 장치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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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교권침해 건수 1만178건…모욕·명예훼손 1위
교권 침해 건수는 계속 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교권 침해는 총 1만178건이다. 2018년 2454건이던 침해 건수는 2019년까지 증가하다가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주춤한 뒤 2021년에 다시 2269건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상반기(1학기)에만 1596건이 발생했다. 침해 유형으로는 모욕·명예훼손이 55.6%(5664건)로 1위를 기록했고 뒤이어 상해·폭행(9.3%), 정당한 교육 활동 반복적으로 부당 간섭(8.4%)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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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상대 성범죄 급증…교원들 "보호장치 있어야"
특히 교원을 상대로 한 성폭력 범죄는 2018년 16건에서 2021년 66건으로 급증했다. 성폭력 범죄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중에도 증가 추세였다. 지난해 9월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선 3학년 학생이 휴대전화를 교탁 아래에 숨겨 교사의 신체 일부를 불법 촬영하다 적발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 학생은 1년간 교사 8명을 상대로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교원들은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교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96.2%가 ‘정당한 교육활동·생활지도는 민·형사상 면책권 부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러한 내용 등을 담은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에 관한 특별법’(교원지위법) 개정에 대해 80.5%가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발의된 교원지위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 교육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한편 교육부는 교총과 공동으로 15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스승의 날 기념식을 연다. 코로나19 이후 3년만의 대규모로 열리는 이번 기념식에서는 282명이 정부 포상을, 2962명이 장관 표창을 받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변화하는 교육환경에서 우리 사회의 성장 잠재력과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가람·최민지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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