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 만족도 최저, 교원 대상 성범죄는 증가…우울한 스승의날

이가람, 최민지 2023. 5. 14. 17: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스승의날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꽃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스승께 전달할 꽃을 구매하고 있다. 뉴스1

제42회 스승의 날을 맞아 코로나19 이후 3년만에 정부 차원의 대규모 기념 행사가 열린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교권 침해가 잇따르면서 교직 만족도가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교사 만족도 역대 최저, “추락하는 교권침해 때문”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14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67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스승의 날 기념 교원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직 생활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23.6%에 그쳤다. 교총이 설문조사를 처음 시작한 2006년 당시 만족도는 67.8%였지만 해마다 떨어져 올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20%만 ‘그렇다’고 답했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교원단체는 이처럼 교직 만족도가 떨어진 배경에는 교권 추락이 있다고 설명한다. 조성철 교총 대변인은 “수업 방해 등 학생 문제 행동을 제지할 방법이 없고, 괜히 적극 지도했다가 무차별적인 항의와 아동학대 신고만 당하는 무기력한 교권이 교원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응답자들은 교직 생활 중 가장 어려운 점이 ‘문제행동·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30.4%)라고 답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전국 교원 105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중 91.4%가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들로부터 수업권을 보장할 권한과 장치가 없다”고 답했다.

5년간 교권침해 건수 1만178건…모욕·명예훼손 1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교권 침해 건수는 계속 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교권 침해는 총 1만178건이다. 2018년 2454건이던 침해 건수는 2019년까지 증가하다가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주춤한 뒤 2021년에 다시 2269건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상반기(1학기)에만 1596건이 발생했다. 침해 유형으로는 모욕·명예훼손이 55.6%(5664건)로 1위를 기록했고 뒤이어 상해·폭행(9.3%), 정당한 교육 활동 반복적으로 부당 간섭(8.4%) 순이었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교원 상대 성범죄 급증…교원들 "보호장치 있어야"


특히 교원을 상대로 한 성폭력 범죄는 2018년 16건에서 2021년 66건으로 급증했다. 성폭력 범죄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중에도 증가 추세였다. 지난해 9월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선 3학년 학생이 휴대전화를 교탁 아래에 숨겨 교사의 신체 일부를 불법 촬영하다 적발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 학생은 1년간 교사 8명을 상대로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교원들은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교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96.2%가 ‘정당한 교육활동·생활지도는 민·형사상 면책권 부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러한 내용 등을 담은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에 관한 특별법’(교원지위법) 개정에 대해 80.5%가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발의된 교원지위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 교육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한편 교육부는 교총과 공동으로 15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스승의 날 기념식을 연다. 코로나19 이후 3년만의 대규모로 열리는 이번 기념식에서는 282명이 정부 포상을, 2962명이 장관 표창을 받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변화하는 교육환경에서 우리 사회의 성장 잠재력과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가람·최민지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