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남국 문제 대국민사과 "입 열개라도 할 말 없어"

박소희 2023. 5. 1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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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의총 시작 전 허리 숙이며 '재발방지' 약속... 진상조사 등 전면중단에 '꼼수 탈당' 비판도

[박소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사과 인사하고 있다 2023.5.14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가상자산 투자 논란으로 전격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문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하지만 당 차원의 진상조사와 김 의원의 가상자산 매각 여부 등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쇄신'을 모색하는 의원총회마저 비공개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 대표는 14일 오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쇄신 의원총회'에서 "조금 전 민주당의 국회의원이었던 김남국 의원께서 최근 벌어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탈당한 것 같다"고 말한 뒤 잠시 단어를 골랐다.

이어 "이 나라 국정의 일부를 책임지고 있는 민주당의 대표로서, 안 그래도 어려운 민생고 속에서 신음하시는 국민 여러분께 민주당 소속 의원이 그런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민주당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허리 숙인 이재명... '쇄신'의총은 시작부터 공개문제로 이견

"대한민국이 여러 측면에서 위기이고, 또 우리 국민들의 삶이 매우 어려운 지경에 처한 것에 대해 우리 민주당도, 대한민국 국정의 일부나마 함께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하루 24시간 정말 불철주야로 우리 국민들의 삶을 챙겼어야 될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책무를 김남국 의원이) 충실히 다하지 못했다는 점, 우리 국민들께 실망을 드린 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거다. 향후 이런 문제 때문에 우리 국민들께서 더 이상 심려하지 않으시도록 저희가 충분히 대안도 마련하고, 노력도 드리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죄송하다."

이 대표는 허리를 깊게 숙였다. 그는 "향후에 이런 일들이 더 이상 재발하지 않도록 여러 가지 제도적 방안이나, 민주당 내 자정을 위한 구체적인 세부방침도 함께 논의됐으면 좋겠다"며 "그리고 우리가 이미 작정했던 것처럼 당이 나아갈 진로와 어려운 환경을 타개하기 위한 세부정책이든, 대책이든 충분히 토론해서 국민이 납득하고 기대할 만한 대안을 도출해 내는 의총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좀 전에 이재명 당대표께서 김남국 의원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께 진심 어린 사과를 하셨다"며 "이 뜻이 국민들께 온전히 전달되고, 오늘 우리가 토론을 하는 데에 있어서 우리의 자세를 새롭게 다지는 데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결론을 정해 놓고 하는 의총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나중에 지도부에 일임해달라는 말씀도 않겠다"며 "어떤 형식이 됐든 국민께 우리의 다짐을 보여주는 결정을 하고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후 사회를 맡은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여느 의총 때와 마찬가지로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겠다"며 취재진의 퇴장을 요청했다. 그러자 신동근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진행 방식이 조금 혼란스럽더라도 국민들에게 우리가 정말로 쇄신하고, 우리 당의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해서 공개 의총을 하는 게 옳다고 본다"며 "이걸 숨길 이유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곧바로 "반대합니다"란 말이 나왔고, "찬성합니다" "숨길 게 어디 있어요, 지금"이란 반박도 터져 나왔다.

설훈 의원도 "원래 의총은 공개가 원칙이었다. 국가 안보에 관한 내용이 아니면 비공개로 안 했다. 데 어느새 그냥 의총을 비공개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됐다"며 공개 의총을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국민의 대표다. 국민의 대표가 말하는 것은 자신이 책임져야 하고, 따라서 국민의 대표가 하는 얘기를 국민이 알아야 한다"며 "이건 공개해야 한다. 공개를 해야 국민의 대표로서 하는 얘기에 책임이 있고, 나아가 당내 분란도 적어진다"고 강조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다소 당황스러운 기색이었다. 하지만 "오늘 보고 내용 가운데 언론에 공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그리고 사전에 공개/비공개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동의 과정이 없어서 이 문제를 여기서 토론하기보다는 일단 비공개 보고를 받고, 다음 의총부터는 사전에 동의를 얻어서 가능하면 공개의총이 되도록 하겠다"고 정리했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과 당원, 국민 대상 여론조사 내용을 공유한 뒤 분임별 토론, 종합 토론을 거쳐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진상조사 등 전면중단... '꼼수'논란에도 탈당계 접수
 
 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 의원은 출근 후 페이스북을 통해 탈당을 선언했다. 2023.5.14
ⓒ 연합뉴스
 
한편 김남국 의원 탈당에도 여진은 남아 있다. 앞서 민주당은 김 의원 가상자산 투자 논란의 실체를 파악하겠다며 11일 진상조사단을 출범했고, 12일에는 이재명 대표가 직접 김 의원의 윤리감찰을 지시했다. 당은 또 김 의원에게 가상자산 매각을 권고했고, 김 의원은 당과 상의 후 매각 시기, 절차 등을 정해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절차는 김 의원의 탈당으로 일제히 멈춰버렸다. 

이원욱 의원은 14일 낮 페이스북에 "우려한 대로 김남국 의원은 탈당 수순을 밟았다"며 "또다시 자진 탈당으로 정리가 된 것인가? 당의 징계 절차를 무력화시키는 것인가"라고 썼다. 그는 이번 탈당이 "당원에 대한 사과 운운하며 국민에 대한 책임은 피해 가는 꼼수 탈당"이라며 "탈당, 절대로 수락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15분경 김 의원의 탈당계를 접수했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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