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던 껌 머리에 붙이고, 속옷 촬영까지... '더 글로리' 현실판 10대 실형

울산지법, 여중생에게 가혹행위 A양 실형
"수법 잔혹, 타인 인격 기본적 존중 태도 결여..."

자신을 험담했다는 이유로 여중생을 때리고, 손등을 담뱃불로 지지는 등 가혹행위를 한 10대 주범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선고 전 이례적으로 재판 도중 이 사건 주범인 피의자 1명을 직권으로 법정 구속한 바 있다.

울산지법 형사11부(이대로 부장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양에게 징역 장기 4년·단기 3년과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함께 기소된 B양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보호관찰,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 양 등은 지난 2021년 2월 오후 울산 한 피시방 옥상에서 한살 어린 C양 뺨을 20회가량 때리는 등 폭행했다. 이들은 담뱃불로 C양 손등을 지지고, 씹던 껌을 머리카락에 붙이는가 하면 음료수를 머리에 부었다. 코피를 흘리는 C양 머리채를 잡아채 바닥에 끌고,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상의를 벗기기도 했다.

이들은 다른 학교에 다니지만 평소 얼굴 정도 알고 지내던 C양이 자신들을 험담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런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이 범행 약 보름 전에도 C양을 폭행하고 옷 등을 빼앗았다. 특히 이들 중 A 양은 또 다른 피해 학생을 숙박업소로 데려가 폭행하고, 머리카락에 불을 붙이는 등 가혹행위를 하고, 속옷만 입게 한 뒤 영상을 촬영해 피해자를 포함한 5명이 있는 메신저 채팅창에 올리기도 했다.

A양 등 가해자들은 범행 당시 중학교 3학년, C양은 중학교 2학년생으로, 다른 학교에 다녔지만 얼굴 정도를 알고 지내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양에게 장기 8년 6개월·단기 5년 6개월, 함께 기소된 B양에게 장기 5년·단기 3년 등을 구형했다.

주범인 A양은 이 사건에 앞서 다른 사건으로 1년간 소년원에 가게 됐다. 이후에도 학교폭력, 절도 등의 여죄가 추가로 드러나 병합 사건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재판부는 A양이 소년원 출소 이후에도 계속 범죄를 저질렀다며,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 4월 재판장 직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해 법정 구속하기도 했다.

이대로 부장판사는 “A양의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난폭할 뿐만 아니라 타인의 인격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의 태도마저 결여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범행 주요 부분을 직접 실행했고 최초 기소된 이후에도 자숙하지 않고 계속해 범행을 저지른 점,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진지한 반성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실형 선고의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 양에게 징역 장기 8년 6개월·단기 5년 6개월을, B양에게 장기 5년·단기 3년을, 나머지 2명에게 각각 단기 2년·장기 3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법원은 직원으로 A 양을 법정구속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