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때 '전두환 처단하자' 외쳤다…檢, 기소유예 86명 '죄 안됨' 처분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령을 해제하라’, ‘전두환을 처단하자’라며 시위에 나섰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시민들이 40여년 만에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14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2021년 2월부터 5·18 민주화운동 관련해 과거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86명이 ‘죄 안됨’으로 처분이 변경됐다. 대검은 지난해 5월 군 검찰에 의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5·18민주화운동 관련자에 대해 명예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독려했으며, 1년 만에 추가로 61명의 처분을 ‘죄 안됨’ (불기소 처분의 일종)으로 변경했다.
5·18민주화운동 관련 유죄 판결은 ‘5·18 특별법’에 따라 재심청구가 가능하지만 검찰 처분으로 종결되는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명예회복 절차가 없었다. 당사자가 기소유예 처분을 다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구제 수단은 헌법소원 뿐이다.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이들이 명예 회복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2021년부터 직권으로 처분을 변경해왔다. ‘죄 안됨’은 피의사실이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지만 정당방위, 정당행위 등 위법성 조각 사유가 있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을 때 검사가 내리는 처분이다. 검찰은 5·18민주화운동 관련 행위가 헌법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행위로 범죄가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개별 사건들을 검토해 처분을 변경해왔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령을 해제하라’ 외치며 시위에 나섰던 한 식당의 종업원 유모(91)씨는 지난해 12월 44년 만에 ‘죄 안됨’ 처분을 받아 명예를 회복했다. 1980년 5월 서울대 교정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가두시위에 참여해 계엄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영화 ‘꽃잎’의 장선우(71) 감독도 처분 변경을 받았다. 회사원으로 광주 일대에서 소총을 들고 경계근무를 섰던 회사원과 무장 시위대를 태운 트럭을 운전한 근로자 등도 죄 안됨 처분을 받았다. 처분 변경을 받은 이들에게는 피의자 보상심의회의 심사를 거쳐 현재까지 약 15억3400만원의 피의자보상금이 지급됐다.
검찰은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던 피고인에 대한 직권 재심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5월부터 현재까지 5명에 대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구형하고, 각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2017년 12월부터 직권재심 청구로 명예를 회복한 이들은 총 187명이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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