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日 반도체 시제품라인 추진”…한일 협력 본격화하나

고석현 2023. 5. 1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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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건립중인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일본에 첨단 반도체 시제품 라인 구축을 추진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7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과 일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간 공조를 강화해 반도체 공급망을 확충하기로 했는데, 협력이 구체화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삼성전자가 일본 요코하마시에 300억엔(약 3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반도체 시제품 라인구축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수백 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할 전망이며, 일본 정부가 삼성전자에 지급할 반도체 시설투자 보조금이 100억엔(약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매체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 내 팹(공장) 건설 추진과 보조금 수혜 등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 측은 닛케이에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연구팹 구축이 추진되는 요코하마시는 일본 내 삼성전자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R&D)의 거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말 요코하마·오사카 등에 흩어져 있던 R&D 조직을 디바이스솔루션리서치재팬(DSRJ)이란 이름으로 요코하마에 통합한 바 있다. 다만 닛케이는 새 개발 허브가 기존 조직과는 별개로 세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일본이 반도체 후공정(패키징)과 비메모리 소재·부품 분야 등에서 강점을 가진 만큼, 삼성전자가 신규개발한 첨단기술의 검증 차원에서 테스트 팹을 세울 것으로 본다. 제품 소형화를 위한 다층화나 입체구조 공정개선 등 조립·시제품 라인이 유력하다고 한다.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나란히 걷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한때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반도체 강국이던 일본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해외 기업에 당근책을 제시하는 등 분투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일본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짓고 있으며, 도요타·소니·소프트뱅크·키옥시아 등 8개 일본 회사는 반도체연합체인 ‘라피더스’를 출범시켰다.

일본 정부는 TSMC에 공장 건설 비용의 절반인 4760억엔(약 4조76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지난해 4월 착공한 이 공장은 내년 말 가동이 목표다. 홋카이도 지토세에 공장을 건립 중인 라피더스엔 3300억엔(약 3조30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키로 했다. 라피더스는 아직 생산기술조차 없는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 2025년 시험 생산하고, 2027년 양산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일본에 첨단 반도체 거점을 신설하면 양국의 공동 연구를 통해 첨단 반도체 생산기술 개발과, 재료 개발·검증 등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본다.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일본은 소재와 더불어 레이어 적층 등 집적화 기술에 강점이 있다”며 “삼성전자가 TSMC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패키징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본다. 세트업계에선 면적을 줄이는 게 중요한데, 다른 소자와 결합해 제품 레벨에서 집적화하는 첨단 패키징 분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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