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의 거룩한 희생을 기리며, 소외된 사람들을 챙기겠습니다"

박도 2023. 5. 1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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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의 치악산 일기] 제122화- 2023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증서 수여식

[박도 기자]

 2023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증서 수여식 후 관계자 단체 사진
ⓒ 민화협
민족화해를 넘어 민족화합의 길로

민화협과 롯데장학재단이 주관하는 제4회 2023년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증서 수여식이 지난 12일 오후 3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 홀에서 있었다. 나는 2020년 제1회부터 4회째 줄곧 심사위원으로, 이날 행사에도 참석했다. 이날 장학증서 수여식에 앞서 행사장 옆 석류실에서 올해 새로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으로 추대되신 손명원 의장님과 상견례를 겸한 차담이 있었다.

온화하시고 깨끔한 외모의 손 의장님은 백발의 완숙 원만한 모습이셨다. 그분의 조부는 상하이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정원 손정도 의장님이시고 선친은 손원일 초대 해군참모총장이시다. 특히 조부 손정도 독립지사님은 북한의 김일성 주석의 은사이셨기에 앞으로 민족 화해의 길에 한 창구로서 큰 기대를 갖게 했다. 이 자리에서 손 의장은 "민족화해를 넘어 민족화합의 길로 지향케 하겠다"는 포부를 말씀하셨는데, 이즈음 꽉 막힌 남북 화합의 길에 한 줄기 서광의 말씀이었다.

이날 차담에서 손 의장님은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 사망 직전에 당신이 직접 평양에서 김 주석을 만나 나눈 대화를 말씀하셨다.

손 의장은 '북한의 김 주석이 당시 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을 만났더니 북한의 낙후된 경제를 진정으로 도와 부흥시켜줄 곳은 그래도 한 핏줄인 남한밖에 없다는 충심 어린 조언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에 따라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통큰 합의를 도출, 남북정상 합의서에 사인을 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회담 날짜를 기다리던 중에 김 주석이 별세해 김-김 회담이 성사되지 못했다'는 뒷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그러면서 '만일 그때 그 회담이 성사됐더라면 이후 남북의 역사는 학연히 달라졌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말씀하셨다.
  
 새로 부임한 손명원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 박도
 
나라 발전의 주춧돌이 되라

그날 오후 3시, 소대봉 롯데장학재단 사무국장의 사회로 매화 홀을 가득 매운 장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심사위원을 비롯한 민화협 롯데장학재단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3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증서 수여식이 거행됐다.

국민의례에 이어 천영우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여러분의 선조는 우리나라가 가장 암울했던 시기에 당신의 몸과 마음을 오로지 나라에 바치신 고귀한 분이셨다. 그 어른들의 희생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본 장학재단에서는 독립운동 유공자 후손 장학사업을 마련했다. 여러분 모두는 조상의 빛나는 얼을 받들어 나라 발전의 주춧돌이 되라"는 격려의 말씀을 전했다. 

민화협 손명원 대표상임의장은 "광복에 이바지한 독립유공자의 후손이면 국적, 친손 외손을 따지지 않고 미처 국가에서 돌봄 혜택이 미치지 못한 5대손까지 장학사업의 범위를 확대하여 국내 최고액 장학금(600만 원)을 지급하는 바, 올해는 530여 명이 지원하여 50명을 선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1948년 대한민국이 수립될 당시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으나 지금은 세계 10대 부강한 나라로 발돋움했다. 조만간 대한민국은 세계 최강국이 될 것이다. 그것은 바로 교육의 힘이다.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 시절 그 어려운 살림에도 끝까지 후세 교육기관인 인성학교를 유지시킨 것은 교육이 나라 광복과 발전에 근본이기 때문이었다. 여러분 모두 훌륭하신 조상들의 희생을 잊지 마시고 몸과 마음을 닦아 나라 발전과 겨레 화합과 통일에 대들보와 주춧돌이 되라"는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이어 이종찬 심사위원장은 "여러분이 제출한 뜨거운 애국 애족심이 담긴 자기 소개서를 읽고,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의 당당하고 늠름한 아름다운 모습을 보니 든든한 마음이 든다. 오늘 이 장학사업의 자리를 마련해 주신 롯데 그룹의 창업자 고 신격호 선생은 일제강점기 때 경남 울산 출신의 가난한 청년으로 일본에 건너가서 갖은 민족적 차별을 이겨내고 열심히 일하여 당신이 감명 받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 '샤롯데'의 애칭인 '롯데'를 차명하여 롯데기업을 설립,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것은 그분의 피눈물과 각고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려운 가운데 이룩한 부로 나라의 광복에 이바지한 선열 후손들에게 이 아름다운 장학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분도 그와 같은 각고의 노력을 본받아 부디 성공하여 나라와 겨레 발전에 이바지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인사 말을 하는 천영우 롯데장학재단이사장
ⓒ 민화협
 
"장차 소외된 사람들 챙기겠습니다"

이어 이번에 선발된 장학생들의 답사가 있었다. 양세봉 장군 후손 중국 강문철 학생과 권재학 지사 후손 러시아 섹미란(Sek Mi Ran) 학생이 해외에서 감사의 영상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현장에선 멕시코 국적으로 부산외대에 재학 중인 김성택 지사 후손 마사 로미나 히메네즈 김(Martha Romina Jimenez klm) 학생, 그리고 신현모 지사 후손이자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에 재학 중인 강신찬 학생의 답사가 있었다.

히메네즈 김 학생은 "할아버지 나라에서 제 꿈을 이룰 수 있게 돼 감사드립니다"라는 감사의 말을, 강신찬 학생은 "선조의 거룩한 희생을 기리며, 장차 우리 사회의 소외된 사람들 챙기며, 특히 우리말과 글을 더욱 선양하는 법률가의 길을 걷겠다"는 포부를 밝혀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날 행사장에 나온 멕시코 국적의 마사 로미나 히메네즈 김(Martha Romina Jimenez Kim) 학생의 답사 장면
ⓒ 민화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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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날 최종 선발된 장학생은 미국, 쿠바. 멕시코, 키르기스스탄, 러시아, 중국 등 국외 학생과 국내 대학생 및 대학원생 50명입니다. 자세한 장학생 명단은 민화협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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