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아 이어 야스민까지… 페퍼저축은행, 다음 시즌엔 매운 맛?

김효경 2023. 5. 1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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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페퍼저축은행에 지명된 야스민(오른쪽)과 아헨 킴 페퍼저축은행 감독. 사진 한국배구연맹

여자배구 페퍼저축은행이 다음 시즌엔 매운 맛을 보여줄까. FA(자유계약선수) 박정아를 영입한 페퍼저축은행이 야스민 베다르트(27·미국)를 품었다.

지난 시즌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은 13일(한국시각)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023~24시즌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2순위 지명권을 얻어 야스민을 뽑았다.

야스민은 지난 2시즌 동안 크게 활약했다. 2021~22시즌 득점 4위(674점), 공격종합 2위(42.8%)였고, 22~23시즌엔 2라운드까지 득점 3위, 공격종합 1위에 올랐다. 후위공격과 서브는 지난 2시즌 동안 압도적인 1위였다. 현대건설은 야스민을 앞세워 최다 연승 신기록(17연승)을 세웠다.

하지만 현대는 2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21~22시즌엔 코로나19로 챔프전이 열리지 않았고, 지난 시즌엔 야스민이 허리 부상으로 3라운드 도중 이탈했다. 부상 대체선수 이보네 몬타뇨(콜롬비아)를 데려온 현대건설은 마지막까지 야스민의 회복을 기다렸지만, 결국 챔프전에 오르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고민 끝에 야스민과의 재계약도 포기했다.

야스민은 다시 한 번 한국 무대 도전에 나섰다. 현대건설을 제외한 다른 팀들은 야스민의 부상 상황를 체크하며 지명을 고려했다. 1순위 지명권을 얻은 6위 IBK기업은행은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 브리트니 애버크롬비(미국/푸에르토리코)를 뽑았기 때문이다. 다음 순번인 페퍼는 곧바로 야스민을 택했고, 야스민은 감격의 눈물까지 보였다.

2022~23시즌 현대건설에서 뛴 야스민. 뉴스1

신임 아헨 킴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3년차인 어린 구단에 V리그 베테랑이 있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이미 증명된 선수이지만 (높은 공격)의존도까지 책임질 수 있다. 외국인 선수가 한국에서 베테랑 분류되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 3년차까지 뛴 선수는 많지 않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부상 위험에 대해서는 "누구를 선택해도 리스크가 있는 건 똑같다. 어제 구단과 선수 인터뷰 시간에 어디서 재활했는지 질문했는데 미국 LA에서 유명한, 믿음직한 곳에서 재활하고 있다고 했다. 부상도 6개월이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야스민은 "허리 부상을 당하고 회복이 될 것이란 것을 알게 된 이후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첫 해는 코로나로 중단됐고, 2년차는 허리 부상으로 마무리를 못했다. 이번에는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척추는 회복됐다. 힘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소속팀 합류 시점(8월)까지 몸이 올라와 있을 듯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페퍼저축은행은 배구 불모지에 가까운 광주에 창단해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창단 이후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2년 동안 겨우 8승(21~22시즌 3승 28패, 22~23시즌 5승 31패)을 올리는 데 그쳤다. 신생팀이란 걸 감안해도 리그 전체 흥행에도 영향을 끼칠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 오프시즌 페퍼는 활발하게 움직였다. 국내 선수 중 공격력으로는 1, 2위를 다투는 박정아와 계약했다. 박정아의 대각선에 설 수 있는 수비력을 갖춘 자원인 채선아도 영입했다. 박정아 FA 보상선수로 잃을 뻔 했던 주전 세터 이고은도 신인 지명권까지 내주면서 다시 데려왔다. 어떻게든 올 시즌엔 성적을 내겠다는 기조다. 야스민이 아프지 않고, 꾸준히 활약한다면 '무서운 막내'로 변신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IBK기업은행 애버크롬비(왼쪽부터), 야스민, 밀라나, 시우바, 부키리치. 사진 한국배구연맹

3순위 지명권을 얻은 KGC인삼공사는 키 186㎝ 아웃사이드 히터 조반나 밀라나(미국)를 지명했다. 밀라나는 지난 시즌 뛴 엘리자벳과 달리 공수 밸런스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건설은 두 시즌 동안 GS칼텍스에서 뛴 모마 바소코 레티치아(등록명 모마)를 선택했다. GS칼텍스는 지젤 시우바(쿠바), 도로공사는 장신(198㎝) 반야 부키리치(세르비아)를 지명했다. 흥국생명은 유일하게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와 재계약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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