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관광의 매력 중 하나는 공연이랍니다”

장지영 2023. 5. 14.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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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일 싱가포르 탬피니스에서 열린 ‘K-관광로드쇼’
공연관광에 적극적…브러쉬씨어터의 ‘두들팝’ 등 인기
지난 12일 싱가포르 페스티브 아트 씨어터에서 한국관광공사 주최 ‘K-관광로드쇼’의 일환으로 한국 아동청소년극단 브러쉬씨어터의 ‘두들팝’이 공연되고 있다. 배우가 객석에서 어린이 관객에게 그림을 그리도록 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지난 12일 저녁 싱가포르 신도시 탬피니스에 위치한 페스티브 아트 씨어터.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한 ‘K-관광로드쇼’의 일환으로 한국 아동청소년극단 브러쉬씨어터의 ‘두들팝’이 무대에 올랐다. 400석의 객석을 가득 채운 가족 관객들은 라이브 악기 연주와 함께 펼쳐지는 재기발랄한 드로잉쇼에 시종 웃음을 터뜨렸다.

어린이들의 낙서와 그리기에서 비롯된 상상력을 모티브로 한 ‘두들팝’은 바다로 떠나는 작은 거북이와 두 주인공 우기·부기의 모험을 그렸다. 가로 4.5m, 세로 2.5m의 거대한 화이트보드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며, 이번 싱가포르 공연은 영어로 진행됐다. 어린이 관객들은 우기·부기 역의 배우들의 대사와 움직임에 바로바로 반응하며 환성을 터뜨렸다.

‘두들팝’은 2018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호평받은 이후 공연 이후 전 세계 21개국에서 500회 이상 공연한 브러쉬씨어터의 대표작이다. 어린이극이라 대사가 많지는 않지만, 해외에서 공연할 때는 배우들이 현지 언어로 공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국내에서도 지역 문예회관의 러브콜이 쏟아지는 이 작품은 지난해 1월부터 서울 합정역 인근 신한플레이스퀘어 드림홀(299석)에서 상설공연 중이다. 특히, 오는 19~21일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 한국 아동극으로는 처음 초청돼 공연을 앞두고 있으며, 내년에도 ‘폴리팝’으로 링컨센터를 포함한 미국 10개 도시 투어가 확정된 상태다.

지난 12일 싱가포르 페스티브 아트 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브러쉬씨어터의 ‘두들팝’. 이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영어로 대사를 소화하며 싱가포르 관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한국관광공사

브러쉬씨어터는 유한책임회사(LLC) 형태의 기업형 극단으로 공연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고 유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디지털미디어 기술에 ‘전시+퍼포먼스+체험놀이’를 결합한 콘텐츠에 일가견이 있는데, ‘두들팝’을 비롯해 ‘리틀 뮤지션’ ‘폴리팝’ ‘드림파인더’ 등 인기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다. 2015년 창단 초기부터 해외 진출을 목표로 기획에서 제작, 유통, 사업화를 추진해온 브러쉬씨어터는 2019년도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타트업콘(Startup:CON)’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의 ‘관광벤처 공모전’에서 관광기업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21년엔 ‘관광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낙점받았다.

브러쉬씨어터는 12~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K-관광로드쇼에도 관광 글로벌 선도기업 4개 가운데 하나로 초청받았다. 제주도에서 해녀 공연과 식사를 결합해 인기를 끌고 있는 ‘해녀의 부엌’도 관광벤처 기업으로 함께했다. 이번 K-관광로드쇼에는 58개의 기관 및 단체가 참여해 부스, 체험, 쇼케이스, 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진행했다. 특히 싱가포르 관광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다양한 관광테마가 소개된 가운데 이번에는 공연관광이 예년보다 비중 있게 소개됐다.

행사 기간 공연 분야에선 ‘두들팝’을 비롯해 ‘페인터즈’ ‘안성 바우덕이’ ‘블랙닷’ ‘뽀로로 쇼’ 등의 쇼케이스가 3일간 이뤄졌는데, 관광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초청된 브러쉬씨어터의 ‘두들팝’이 12일 유일하게 본공연이 이뤄졌다. 김영희 한국관광공사 싱가폴 지사장은 “ ‘두들팝’ 본공연의 경우 좌석 신청을 SNS로 받았는데, 몇시간 만에 마감됐었다”고 전했다. 이외에 이번 K-관광로드쇼에서는 한국 공연예술의 중심지인 서울 대학로를 공연관광 명소로 알리기 위해 2017년부터 한국관광공사와 공연계가 힘을 합쳐 선보이는 ‘웰컴 대학로 페스티벌’을 비롯해 안동국제탈춤축제 등 한국의 대표적 문화관광축제들도 영상과 부스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12~14일 K-관광로드쇼가 열린 싱가포르 신도시 탬피니스의 대형 커뮤니티센터 ‘아워 탬피니스 허브’의 내부. 센터 내부의 이벤트 공간에 가설무대를 세워 한국 공연의 쇼케이스와 영화 상영을 하는 한편 주변에 부스를 세워 한국의 다양한 매력을 알리고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관광공사

K-관광로드쇼는 한국관광공사가 2023년 한국 방문의 해를 기념해 ‘K-컬처의 본고장, 한국으로’라는 슬로건으로 1년간 전 세계 50개 도시에서 추진 중인 이벤트다. 특히 싱가포르는 K-관광로드쇼가 우선순위를 둔 15개 거점 도시 가운데 하나다. 싱가포르의 경우 3월 기준 3만4337명이 한국을 찾아 2019년 동월 대비(2만2105명) 방한 관광객 회복률이 150%를 돌파했다. 동남아 주요 6개국 중 유일하게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특히 이번 행사가 열린 탬피니스는 구매력 높은 중산층이 밀집 지역으로 대부분 젊은 자녀 동반 가족이 많이 거주한다. 그리고 K-관광로드쇼가 열린 시설은 탬피니스의 대형 커뮤니티센터인 ‘아워 탬피니스 허브’로 도서관, 축구장, 수영장, 극장, 식당, 클리닉, 공공 서비스 코너 등이 밀집돼 있어 지역 주민들의 방문이 하루종일 이어지는 곳이다. 이번 K-관광로드쇼가 열리는 동안 아워 탬피니스 허브의 행사장들을 관객들로 가득 찼다. 특히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의 인기배우 이도현이 함께한 13일 토크 프로그램에는 환호성이 끊이지 않았다.

12~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K-관광로드쇼는 ‘K―컬처의 본고장, 한국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공연관광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번에 쇼케이스를 선보인 태권도와 캘리그래피의 공연 ‘블랙돗’(위)과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넌버벌 퍼포먼스 ‘페인터즈’. 한국관광공사

이번 행사는 싱가포르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 외에 비지니스 면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적지 않았다. 공연 분야만 보더라도 ‘두들팝’ ‘페인터스’ 등이 싱가포르 여행사의 한국 관광 프로그램에 포함되는 계약이 이뤄진 것이다. ‘두들팝’의 경우 이미 관련 문의를 받고 있다가 이번에 3곳과 정식 계약이 성사됐는데, ‘두들팝’이 해외에서 공연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 서영충 국제관광본부장은 “2023 한국방문의 해를 맞이해 마련한 이번 싱가포르 K-관광로드쇼에서는 가족 여행객을 타깃으로 한 상품과 더불어 K-컬처를 만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면서 “동남아 핵심시장인 싱가포르에서 방한 붐이 확대될 수 있도록 K-컬처 관광을 확산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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