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우스’ 최우제 “탱커가 이기기 편하다 판단… T1, 승리 열망 엄청나” [MSI]

문대찬 2023. 5. 14.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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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의 탑 라이너 ‘제우스’ 최우제.   라이엇 게임즈

T1의 탑 라이너 ‘제우스’ 최우제가 팀과 자신을 향한 세간의 평가를 뒤집어보겠다고 밝혔다.

T1은 13일 오후 8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코퍼 박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3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 젠지 e스포츠(젠지)와의 브래킷 스테이지 상위 2라운드 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대 2로 승리했다. 1‧2세트 완승을 거뒀으나 2개 세트를 내리 내주며 흔들렸다. 그러나 5세트 20여 분쯤 미드에서 열린 교전 한 번으로 게임을 끝내며 웃었다.

경기 후 쿠키뉴스와 화상 인터뷰에 임한 최우제는 “처음 두 세트를 빨리 가져와서 오늘은 잘 된다고 신이 나 있었는데 2개 세트를 내리 줘서 다시 멘탈을 잡는데 힘을 많이 썼던 것 같다. 5세트는 최대한 기본만 잘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완패한 4세트에 대해선 “탑은 서로 어떻게 팀에 도움을 줄지 고민하는 역할이었다. 바텀의 성장이 많이 중요했는데 그런 플랜이 조금씩 흐트러지면서 거기서부터 힘들었던 것 같다”고 복기했다. 

최우제는 “이겨서 기쁘지만 와중에 내가 아쉬웠던 점이 많았다”면서 “‘그라가스’를 최근에 많이 안 했다. 상대가 그라가스를 워낙 잘하니 빼앗아 온 느낌으로 했다. 내가 자신 있어 하는 픽인데도 맛을 잘 못 살린 것 같아서 아쉽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T1은 국제대회 5세트에 대한 기억이 마냥 좋지는 않은 편이다. 지난해 MSI와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서 상대와 5세트 접전을 펼쳤지만 모두 패했다.

최우제는 “5세트를 여러 번 간 것에 비해 승률은 그렇게 좋지 않았던 걸로 내 몸이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위축이 될 뻔도 했지만 팀원들이 워낙 경험이 많다 보니까 다들 핵심과 중요한 것을 얘기하고 마인드 컨트롤을 서로 잘 도와줬다”고 전했다.

T1은 지난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결승전에서 젠지를 만나 세트 스코어 1대 3으로 패했다. 출국 전부터 T1 선수단은 젠지에 대한 설욕을 벼려왔다. 

그러나 최우제는 “한 발자국 뒤에서 보면 오늘이 굉장히 중요한 경기일 수 있지만, 그걸 너무 의식하면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아서 ‘그냥 하던 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T1은 이번 대회에서 지난 스프링처럼 바텀에 힘을 주되, 탑에 탱커를 배치하는 등 보다 단단한 조합을 구성해 임하고 있다. 최우제는 이날 5개 세트 모두 탱커 챔피언을 플레이 했다. 

최우제는 “이번 스프링 결승 때 젠지가 좋아하는 조합들을 상대로 한타를 갔을 때 결과가 안 좋았다. 이번에 준비하면서 우리가 부족한 부분들을 많이 보완하려고 했다. 대회에서 현재까지 100% 만족은 아니지만 이전보다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조합을 선택해서 플레이 하는 게 조금 더 이기기 편하다고 판단했다. 요새는 탑이 앞 라인을 채워야 할 때가 많은 것 같아 탱커를 하고 있다. 언제든지 다른 픽들을 꺼낼 수 있지만 오늘은 계속 각이 나와서 플레이 했다”고 덧붙였다. 

리그에서 상대를 찍어 누르는 ‘칼챔’을 주로 플레이 하는 그는 거듭 탱커를 플레이 하는 것이 지겹지는 않다고 전했다. 최우제는 “탱커를 잘하는 사람이면 재미없다고 느낄 수 있겠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내가 탱커를 플레이하는 느낌이 좋지는 않다고 생각해서 연습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4개 세트를 내리 플레이 한 ‘사이온’에 대해서는 “초반이나 초중반에 경기에 영향력을 펼칠 만한 긍정적인 장점들이 많은 것 같다. 후반에도 잘 죽지 않아 좋은 픽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선 매드 라이온즈전과 이날 거듭 시도한 1레벨 바텀 다이브에 대해선 “저희가 할 때는 다이브가 거의 된다는 생각으로 플레이 한다. 이런 부분에서 우리가 앞서 있어서 (상대가 사이온으로 1레벨 다이브를 하더라도) 충분히 막을 만 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T1 선수단이 젠지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

T1은 지난해 MSI부터 스프링 결승전까지 4연속 준우승에 그치고 있다. 그래서 이번 MSI 무대가 더 각별하다.

최우제는 “항상 결승전을 가고도 연속으로 준우승을 하다 보니까 우승에 대한 열망이 큰 것 같다. 당장 대회에서의 승리 열망이 엄청난 것 같다. 지금의 흐름이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제우스는 큰 경기에 약하다’는 평가도 이번 대회를 통해 지우고 싶다고 전했다. 최우제는 “그런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별로 신경을 안 썼는데 지속적으로 듣다 보니까 이제는 보여줘야 될 때가 된 것 같다. 내가 증명해야 되는 부분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MSI를 통해서는 내가 다전제나 결승전에 갔을 때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들에 대해 증명해 보이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이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T1은 중국 프로리그 징동 게이밍과 빌리빌리 게이밍간 맞대결 승자와 브래킷 상위 3라운드에서 붙는다. 최우제는 “두 팀 다 너무 잘해서 누가 올라오든 간에 되게 치열한 승부가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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