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쫄 굶다가 민가 침입했다…'세계 최고령' 19살 사자의 최후

김지혜 2023. 5. 14. 12: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9살 나이로 생을 마감한 최장수 야생 사자 룬키토. 사진 Lion Guardians 페이스북

세계 최고령으로 추정되는 야생 수컷 사자가 먹잇감을 찾기 위해 마을로 접근했다가 주민들 손에 최후를 맞았다.

13일(현지시각) BBC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케냐 남부 암보셀리 국립공원 인근에 있는 올케루니에트 마을에 침입해 가축을 잡아먹은 야생 사자 한 마리가 주민들이 던진 창에 맞아 사살됐다.

죽은 사자는 '룬키토'라는 이름을 가진 19살 수컷으로 추정된다. 야생 사자는 평균 13년 정도 살아 룬키토는 세계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사자로 여겨져 왔다.

케냐 야생동물 보호국 대변인 폴 지나로는 "룬키토가 케냐에서 제일 나이가 많은지 정확히 확인할 순 없지만 무척 늙고 허약한 건 맞다"며 "이 사자는 먹이를 찾기 위해 마을을 방황했다"고 말했다.

암보셀리 국립공원에서 사자 개체수를 보존하기 위해 힘쓰는 야생동물 보호단체 '사자 수호자들'(Lion Guardians)은 룬키토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 단체는 "회복력과 공존의 상징인 룬키토의 죽음은 케냐 국민과 사자 모두에게 슬픈 일"이라고 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가뭄이 극심해지면 인간과 사자 사이 갈등이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로 사냥이 어려워진 사자들이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공원을 벗어나 민가의 가축을 공격하는 일이 잦아진다는 것이다.

야생동물 보호론자 폴라 카훔부는 "국가는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사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